국채10년물 새해들어 31bp 급락...커브 플래트닝
안전자산선호+금리인하 기대감...추가하락 의견 분분
[뉴스핌=허정인 기자]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1일 사상 처음으로 연 1%대로 떨어졌다. 이로써 우리나라 정부가 발행한 국고채는 더이상 2%대 금리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세계 주요국 중 상대적으로 경기가 괜찮아 보이던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발표한데다 유럽과 일본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자 안전자산 수요가 늘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우려와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까지 겹쳐 장기 국채 금리 하락폭이 컸다.
<자료=금융투자협회> |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5일에 비해 12.2bp 떨어진 1.894%로 장을 마쳤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한 것이다.
20년만기와 10년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전장에 비해 각각 12.4bp, 11.6bp 하락한 1.860%, 1.466%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국고채는 지난해말 종가 2.076%에 비해 31bp나 떨어졌다.
기준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5.6bp 하락한 1.450%로 마감했다. 다시 사상 최저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10년만기 국채선물은 전장 대비 118틱 오른 129.50으로 마감했다. 작년 5월 8일 155틱 상승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3년만기 국채선물은 전장 대비 21틱 오른 110.37로 장을 마쳤다.
이날 채권시장은 연휴기간 불었던 안전자산 선호심리 영향을 받아 강세로 출발했다. 연휴 동안 유가하락, 금융시장 불안, 북한 도발, 미 연준 금리인상 시기 지연 등 재료가 쏟아졌다.
한은에 거는 기대감도 더욱 커진 모습이었다. 시장참가자들은 2월 금통위에서 적어도 소수의견은 나올 것으로 보는 분위기였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외인 매도가 지속됐음에도 기관이 계속 매수세를 퍼부으며 국채선물 강세를 이끌었다"며 "장기물 중심으로 커브플래트닝을 견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신규 포지션 진입에는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10년만기 국채선물 시장에서 미결제약정은 전장 대비 3150계약이 줄어 78736계약으로 장을 마쳤다. 2월 금통위를 앞두고 레벨부담+글로벌 시장 변동성 우려로 경계감이 작용한 모습이다. 주로 롱포지션을 잡고 있던 외인이 차익매매를 하고 떠났다.
김 연구원은 "내일도 중국은 휴장인 탓에 조용한 모습을 보이겠고, 옐런 의장의 발언이 예정돼 있지만 전일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좁은 레인지의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우 NH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 이전까지 강세시도는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 금리수준이 최소 1회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부담으로 강세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레벨에서는 더 강하게 금리가 내려가기 어려워 보인다"며 "금통위까지는 외인 수급에 따라 등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