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보보경심:려'로 돌아오는 배우 이준기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이현경 기자] ‘아랑사또전’(2012) ‘조선총잡이’(2014) ‘밤을 걷는 선비’(2015)로 쓴맛을 본 이준기가 또다시 사극을 선택했다. 올해 하반기 방송예정인 '보보경심:려(麗)'로 돌아오는 이준기는 이번 기회로 다시 '사극 본좌'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왕의 남자’로 사극 관객 1000만 시대를 연 이준기는 이후 8편의 드라마와 5편의 영화를 찍었다. 그중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사극은 매번 우선순위였다. 무려 여덟 작품 중 4편이 사극인 것. 초반은 상향세였다. '왕의 남자' 이후 3년 만에 선택한 ‘일지매’(2008)는 평균 시청률 21.4%(20회 기준, 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하며 '사극은 이준기'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제대 이후 조금씩 그 기세가 기울어졌다. 복귀에 대한 부담감이 컸을까. 그는 가장 자신있는 사극으로 돌아왔다. 이준기는 '아랑사또전'을 복귀작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당시 “사극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기 위해 선택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아랑사또전’은 KBS 2TV ‘각시탈’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 치여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하지 못했다. ‘조선총잡이’ 역시 동시간대 드라마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으나 시청률은 10%대에 그쳤다. 최근작인 ‘밤을 걷는 선비’는 참패했다. 그럼에도 ‘사극 본좌’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인지 이준기는 미련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이준기가 올해 선택한 ‘보보경심 려’는 중국 소설 ‘보보경심’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현대 여성이 고려 시대로 타임슬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조선총잡이'와 '밤을 걷는 선비' 영화 '왕의 남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에서 열연한 배우 이준기 <사진=KBS 2TV '조선총잡이' MBC '밤을 걷는 선비' 홈페이지, CJ 엔터테인먼트> |
이준기가 극중 맡은 역할은 태조 왕건의 넷째 아들이자 고려의 4대 황제 광종이 되는 왕소다. 왕소는 냉철한 인물이나 단 한명의 여자 해수만은 꼭 지키고 싶어하는 인물. 이준기는 ‘보보경심 려’에 출연하는 소감에 대해 “대본 속 황자로서 느낄 수밖에 없었던 고뇌와 모성애에 대한 갈망, 우정과 멜로 등 다채로운 모습이 있는 캐릭터의 매력이 크게 와 닿았다”고 밝혔다.
그가 말했듯 이준기는 이번 드라마에서도 다양한 연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히 이준기의 연기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연기 측면에서 큰 문제점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재 방송계의 흐름에서 보면 이번 사극 선택은 또다시 위기일 지도 모른다.
우려가 되는 점은 이준기와 함께 연기할 상대 배우들이다. 이준기를 비롯한 나머지 황자 역에 캐스팅된 배우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강하늘, 홍종현, 엑소의 백현, 남주혁, 지수까지 최근 ‘대세’로 떠오른 남자 배우들이 자리를 꿰찼다. 이준기 역시 중국과 한국에서 톱스타이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기 때문에 주목도가 나눠질 것으로 예상된다. 극중 여심을 뒤흔들 황자 사이에서 이준기가 잘 버텨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보보경심 려'에 출여하는 아이유(위), 강하늘, 백현, 남주혁(아래 왼쪽부터)<사진=뉴스핌DB, 이형석 사진기자> |
게다가 여주인공 아이유와 호흡도 이준기가 넘어야 할 산이다. 아이유는 올해 23세로 이준기와 무려 11세 차이다. 사극이 처음인 아이유가 연기를 잘 해낼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아이유는 제제 논란 등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터다. 별일 아니라며 다독이는 팬도 많지만 아이유에게 등을 돌린 팬도 적잖다.
그럼에도 한 가지 기대가 되는 점은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연출한 김규식 감독과의 합이다. 그림같은 풍경과 서정적인 감정라인을 잘 잡는 감독과 이를 디테일하게 표현해내는 이준기의 힘을 ‘보보경심 려’에서 보여줄 차례다.
‘사극 본좌’ 이준기가 사극으로 또 흥할 수 있을지는 올해 하반기 결정된다. ‘보보경심 려’는 오는 20일 첫 촬영을 시작으로 100% 사전제작돼 하반기 전파를 탈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