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으로 도피…단기적 현상일 수도
[뉴스핌= 이홍규 기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증시 폭락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한 바탕 홍역을 치룬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엔화에 대한 관심이 부각됐다.
최근 5일 금 선물 가격 추이 <자료=월스트리트저널> |
지난 4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2%가량 뛰어오르며 2주 내 최고치인 온스당 1082달러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엔화의 가치도 장중 1% 가까이 뛰어 올라 10주 내 최고치, 118엔 대 후반을 기록했다. 금 값이 뛰자 금광업체의 주가도 함께 올랐다. 금광업체 랜드골드 리소시즈의 주가는 이날 2% 상승했다.
중동지역의 종파 갈등과 중국 증시 급락 등으로 새해 첫 거래일부터 글로벌증시가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심리에 빠지자 금 가격의 매력이 부각됐다.
작년에는 금 값이 10.4% 하락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재료와 달러화 강세 재료 등이 작년 한 해 동안 금 값을 짓누른 탓이다.
원자재 중개 업체 자너 그룹의 피터 토마스 부사장은 "중동 지역의 불안이 이어질 경우 작년 금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액을 2~3주 내에 회복할 수 있다"면서 "중국 경기 둔화가 현실화 될 경우, 사람들은 더 이상 안전자산이 나쁜 국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쓰비시의 조나단 버틀러 애널리스트도 "증시 조정이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몇 주간 글로벌 투자 자금들이 금과 같은 저평가 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전자산 수요 급증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음 미국 금리 인상시기에 쏠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버틀러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일어날 것 임을 암시하면서도 "3~4월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카드가 남아있는 만큼 (중기적으로는) 금 가격 상승이 다소 제한 될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 도피에 따른 엔화 강세는 일시적으로 급격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한되는 모습이다.
달러/엔 환율은 유럽시장에서 한때 118.70엔 선까지 밀렸지만 뉴욕시장에서는 119엔 중반선으로 올라섰다. 뉴욕 주가 낙폭이 초반보다 줄어들면서 급격한 움직임이 제한됐다.
5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119.20엔 부근에서 거래되며 뉴욕시장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전날 도쿄시장 마감가에 비해서는 0.20엔 가량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