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해소 6~12개월 걸린다…에너지 섹터 비중축소"
[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원유시장이 내년에도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간밤 국제유가가 또다시 3% 넘게 급락을 연출한 가운데 이 같은 진단이 나와 주목된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사우스텍사스 머니매니지먼트는 에너지 섹터에 대한 투자 의견을 2년째 '비중축소'로 제시했다.
경제 펀더멘털이 유가 하락 방향을 가리키고 있고, 세계 원유 공급의 80% 이상이 정부 주도의 경제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가는 지난해 중순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증가로 60% 가량 급락했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저유가로 사상 최악의 재정적자를 겪고 있으면서도 내년에도 원유 생산 증가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우디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현재의 원유생산 정책은 신뢰성이 높으며 우리는 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시장 수급 균형이 요원한 것도 유가에 부담되는 요소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2월 25일로 끝난 주간 원유재고가 263만배럴 증가한 4억874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10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으나 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미국석유협회(API) 역시 원유 재고가 29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시장 전문가들의 감소 예상과 빗나갔다. 이에 따라 에너지 섹터에 자산을 배분하지 않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짐 키 사우스텍사스 머니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만 하면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글로벌 원유시장이 내년에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 원유시장 공급과잉이 해소되기까지는 최소 6~12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글로벌 원유 수요가 얼마나 증가할지와는 관계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산유국들이 내년에 생산량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에너지 섹터에 대한 투자 의견 하향을 보류했다.
롭 모간 세티 파이낸셜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원유 시추 설비인 '리그(rig)'의 가동대수가 줄어들면서 원유 생산량이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 감소할 것"이라며 "원유 전망을 다소 중립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그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원유 시추업체들이 리그 당 평균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은 주목할 요소로 꼽힌다.
한편 FBB캐피탈의 마이클 무시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저유가로 소비자들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소매업체들이 반사 이득을 얻을 것"이라며 "TJ맥스 등 할인 매장들이 대표적인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출처=미 에너지정보청(EIA)>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