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HMC투자증권은 24일 내년 국내 증시가 큰 틀에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상승세가, 하반기에는 조정 장세가 나타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화학, 화장품, 중국관련 종목 등을 꼽았다.
변준호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는 확정 주가순자산배율(PBR) 1배 수준인 1900포인트와 뉴노멀 이후 PBR 고점 수준인 2250포인트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미국의 첫 금리인상 불확실성 해소와 정책 모멘텀에 따라 주요 선행 및 심리 지표가 개선되며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변 연구원의 설명이다. 주로 유가가 상반기에 상승하는 경향이 커 이에 대한 기대감도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변 연구원은 특히 글로벌 정책 모멘텀 확보에 따른 경기 심리 개선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갤럭시 S7 출시, 자동차업종의 실적 턴어라운드, 정유 및 화학등 케미칼 업종의 실적 개선 지속, 올해 4분기 구조조정 비용 처리 등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 등 여러 실적 기대요인이 많다고 판단했다.
변 연구원은 다만 "예상대로 경기 선행지표들이 상반기에 상승할 경우 하반기에는 순환적 하락 사이클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정책 모멘텀 둔화, 글로벌 증시 고평가 우려, 높아진 금리 부담 등으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등락범위와 관련해선 "코스피의 자본총계 우상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대략 PBR 1배 수준인 1900포인트 수준이 바닥권 밸류에이션"이라며 "박스권 상단은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 표출과 실적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며 2250포인트 정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구조적 저성장 리스크에 중국 경기 호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하반기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등으로 의미있는 실적 개선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변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도 올해와 유사한 130조원 수준이라면 과거대비 뚜렷한 레벨업이 2년 연속 지속된다는 것이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바닥이었음을 확인하는 셈"이라며 "실적 바닥 논리에 따라 지난해 코스피 평균수준인 1980포인트 이하는 합리적 매수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상고하저 패턴에 따라 상반기는 공격적으로, 하반기에는 보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릴 것을 권고한다"며 "긴 호흡 내에서 포트폴리오 네 고 PBR 비중을 점차 줄이고 저 PBR주의 점진적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스권 장세가 아닌 시장의 이변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했다.
변 연구원은 "코스피의 연(年) 등락률이 4년째 한 자리 수에 머물고 있는데 주요국 증시 가운데 5년 연속 한 자리 수 등락률을 보인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이는 내년 코스피가 상승이든 하락이든 지금과는 다른 방향성을 갖게 될 가능성을 암시해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의 배경에는 신흥국 경기바닥론과 코스피 영업익 증가 가능성 등이 거론된 반면 신흥국 위기 현실화, 미국 증시 급락 가능성 등은 부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이같은 변동 가능성에 따라 단순한 예측보다는 이변 장세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HMC투자증권은 또한 내년에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실적 가시성이 높고 업황 리스크가 적은 일명 '3C' 업종을 꼽았다. 3C란 화학(Chemical), 화장품(Cosmetics), 중국관련종목(China-player)를 의미한다.
변 연구원은 아울러 "기업 구조조정이 반영되고 금리하락 사이클이 마무리되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은행업 등에 대한 관심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