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인구문제가 부강한 중국을 목표하는 '중국 꿈(中國夢)'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다. 저출산 노령화로 노동인구비율이 감소하고, 경제활동 인구의 노인 부양 부담이 늘어나면서 중국 경제가 급격히 활력을 잃고 있다. 인구 사회학자들은 요즘 중국 경제가 처한 이런 딜레마를 일컬어 '중국이 부자가 되기전에 늙어버렸다' 고 말한다.
개혁개방이후 30여년간 풍부한 노동인구가 고성장을 지탱해왔는데 최근 들어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양질의 젊은 노동인구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젊은 경제활동인구의 노인부양 부담이 커지면서 경제사회 전체적으로 활력이 둔화하고 있다. 지방부채나 산업과잉도 중요한 리스크요인이지만 인구노령화는 이런 경제상황보다 훨씬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4년 중국 인구는 13억6700만명이다. 이중 60세이상 노인 인구는 2억1200만명(15.5%), 65세이상 노인은 1억3700만명(10.1%)에 달한다. 국제기준으로 60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10%, 65세 인구가 7%에 달하면 노령화 사회로 본다. 중국의 65세이상 인구의 비율은 1982년 4.9%, 1990년 5.6%, 2000년 7.1%, 2010년 8.9%, 2014년 10.1%로 높아졌다.
WHO는 인구 보고서에서 2050년에 가면 중국은 60세이상 노인이 총인구의 35%에 달해 세계에서 노령화가 가장 심각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칭화대학 사회보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노인인구 수와 노령화 진행 속도 모두 세계 1위를 나타내고 있다.
인구문제 전문가들은 예상 수명 연장과 저 출산률이 중국 인구 고령화를 촉발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의 합계 출산률은 현재 1.4%에 그치고 있다. 통상 합계출산률이 1.5 이하일 경우 저출산률의 수렁에 빠진 것으로 간주하는 통례에 비춰볼때 중국은 이미 저출산국으로 접어든것이다.
노동인구의 예비군격인 중국 어린이 인구(0세~14세)는 2014년 현재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5%로 낮아졌다. 세계 평균치 27% 와 비교해 보면 중국의 인구 노령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금방 알수 있다. 노동력 감소 압력은 물론 경제활동인구의 노인 부담 부담이 커지고 그만큼 경제 활력이 떨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중국 노령화는 저출산의 산물이다. 중국당국은 이런 문제를 풀기위해 2013년 11월 15일 부모 한쪽만 독자여도 두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법을 바꿨다. 주요 출산 연령대가 1980년 한자녀 정책에 따른 독자임을 감안하면 이 조치는 사실상 한자녀정책 폐지나 마찬가지로 볼수 있다. 문제는 80년대생이나 90년대생 젊은층이 육아에 있어 한명도 많다며 출산을 기피한다는 점이다.
2015년 5월말 현재 부부 한쪽이 독생자로서 둘째를 낳겠다고 신청한 가정은 전체 대상자의 13%에 불과했다. 두자녀 허용 정책 1년뒤인 2014년 출생인구는1687만명으로 2013년대비 고작 47만명 증가에 그쳤다. 출산장려 정책이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자들은 도농 민족간의 출산 차별을 포함해 산아제한정책의 전면 폐지를 주장하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1980년만해도 중국은 폭발적 인구증가가 큰 사회문제였다. 당시 관영 신화사는 인구폭발의 위기를 강조하는 논평을 내보냈다. 신화사는 논평에서 중국인구가 2000년 14억에 달한뒤 2050년에는 40억을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도로 중국사회가 발칵 뒤집혔고 급기야 정부는 2000년 이전까지 인구를 12억명 이내로 억제키로 하고 한자녀정책을 시행하게 됐다.
이결과 1980년 22%에 달했던 중국의 인구증가율은 한자녀 정책 추진 30여년만인 2013년 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인구가 세계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 포인트 하락했다. 오는 2020년 중국 총 인구수는 14억 5000만명을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의 인구 피크도 당초 전망치인 16억명은 커녕 15억명에도 못미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중국 인구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저출산의 수렁에 빠져들었으며 인구 효과가 소멸됨에 따라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고성장의 동력이었던 청년 노동력 공급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 노동인구는 지난 2012~2014년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2030년에 가면 20세~34세 청년노동력이 2010년 3억5200만명에서 2억2100만명으로 30% 이상 즐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경제 전문가들은 눈앞의 지표악화와 경기후퇴도 큰 걱정거리지만 저출산에 따른 인구 노령화와 노동력 감소가 오히려 중국 경제 앞날에 더 큰 위협 요인이라고 말한다. 우리 역시 저출산 노령화에 경제활동 인구의 양로부담 압력이 커지고 이로인해 내수 소비와 성장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경제를 바라보는 이런 우려가 결코 남의 일 같지만 않아보인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