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추위측 "낙하산 인사 비판여론 참고"...외부 개입설 불식 의지
[뉴스핌=함지현 기자] KT&G 차기 사장 후보에 내부 출신인 백복인 부사장(51·생산R&D부문장 겸 전략기획본부장)이 단독 선정된 것과 관련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가 백 부사장의 후보 확정을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낙하산 인사 논란의 부담을 해소하면서 내부의 경쟁력 있는 인사를 발굴하자는 측면에서 사추위가 끝장토론 끝에 뜻을 모았다.
<백복인 KT&G 사장 후보. 사진제공=KT&G> |
21일 KT&G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사장 공모 이후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한 사추위는 총 9인의 지원자 중 백 부사장을 포함한 4~5인을 최종면접 후보로 결정했다. 이들에 대한 최종면접은 지난 18일 오전 8시부터 이뤄졌다. 각각 1시간 가량씩의 면접을 본 직후 사추위는 '끝장토론' 형식의 논의를 거쳐 백 부사장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이 토론 과정 중 위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일부 위원은 '낙하산 인사를 규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외부 인사는 모두 낙하산인지' 등에 대한 개인적인 의문점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날로 확산된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여론을 감안해 내부 인사쪽에 무게를 실어주는 의견이 많았으며, 최종적으로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공채 출신인 백 부사장을 후보로 결정했다.
사추위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얘기가 계속 나왔기 때문에 위원들이 그 영향을 안 받을 순 없었을 것"이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낙하산 문제 때문에 내부 인사를 뽑아야 한다는 얘기는 없었지만 일부 위원들은 (비판 여론을) 참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접과 토론이 끝난 직후 결과를 바로 공개한 것도 '외부 개입설' 등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는 사추위측의 의지였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종 후보로 낙점된 백 부사장은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승인을 받으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다.
앞서 KT&G가 사장후보 추천 과정에서 사내 공모를 하던 이전과 달리 서치펌(헤드헌팅 회사)이 추천하는 외부 추천인사로까지 문을 넓히자 낙하산 인사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내부출신인 백 부사장이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이같은 논란은 일단락 됐다.
KT&G 사추위측은 백 부사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하면서 "지속 성장을 이끌 경영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사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장기비전 및 전략, 혁신 의지, 글로벌 마인드 등에 대해 심사를 벌인 결과 백 부사장을 최적임자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백 부사장은 2011년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 당시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겪던 KT&G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58%대에서 62%로 끌어올렸다. 또 전세계 담배업계 최초로 '품질실명제'도 도입했다. 백 부사장은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한 업무추진력이 강점이며, KT&G의 비전 실현과 혁신에 필요한 기획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게 KT&G측 설명이다.
한편, 사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학계·재계·정계·법조계·언론계 출신 등 외부 인사로 구성됐던 사추위는 사장 후보 추천을 마친 뒤 해체됐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