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ANDA칼럼] '암살'과 노동개혁

기사입력 : 2015년08월04일 14:39

최종수정 : 2015년08월27일 18:16

사회적 합의로 노동개혁 추진해야

"3000불, 우리를 잊으면 안돼..." 영화 '암살'에서 이 대사가 최고의 명대사로 꼽힌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 내로라하는 국내 영화계의 스타들이 출연한 작품에서 조연(물론 특별한 조연이긴 하지만)인 오달수가 한 대사인데 말이다.

'암살'이 성공하고 있는 배경은 영화 전문가가 아닌 경제신문 기자가 보기에 우선 화려한 캐스팅이다.

'광복 70주년'에 걸맞는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라는 것도 이유다. 나라를 잃었음에도 잘 사는 사람들과 그들을 처단하려는 독립군. 뻔한 선악 구도라 철지난 '대한 늬우스'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은 '흥행 마술사'답게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오락지향적인 자신의 스타일을 십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메시지를 폭넓게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냈다. "우리를 잊으면 안돼." 이 대사 역시 영화 후반부에 조금은 웃기게, 가볍게 스쳐가듯 나왔다. 

<사진=쇼박스㈜미디어플렉스>

몇가지 이유를 더 꼽을 수도 있지만 영화 칼럼이 아니므로 이쯤에서 방향을 살짝 돌려보자.

"잊지 말아달라"고 절규했던 사람이 또 누구였던가. '아름다운 청년'이란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전태일이다. 전태일은 자신의 몸에 신나를 끼얹고 불을 당기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쳤다. 또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당부했다.

60~70년대 경제개발기에 기름밥 먼짓밥 눈칫밥을 먹으면서도 부모형제를 먹여살리기 위해 하루 14시간 이상 고된 노동을 참아냈던 '공돌이 공순이'들을 잊으면 안된다는 목소리다. 말로만 '수출 역군' '산업 전사'로 부를게 아니라 성장의 결실도 제대로 나누는 게 진짜로 기억하는 방식이라는 얘기다.

정부, 새누리당이 올 하반기 핵심 과제로 '노동 개혁'을 꼽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노동 개혁은 크게 임금피크제 도입과 근로자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 허용 등 두 가지다. 임금피크제란 최고점(피크) 급여 시점을 정해놓은 뒤 이후부터 급여를 전체적으로 깎는 제도다.

내년부터 법이 바뀌어 정년이 60세로 늘어난다. 55~58세 정년이던 기업들이 인건비 증가로 힘들어한다. 이들은 신규채용을 포기한다. 따라서 임금피크제를 시행해서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고, 신규채용을 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는게 정부와 여당의 주장이다. 

정말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 기업들이 청년들을 고용할까? 막대한 현금을 쌓아놓고도 투자와 고용을 늘리지 않은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임금피크제만 도입하면 바뀔까?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46조+@ 투자계획과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근로소득증대세제·배당소득증대세제·기업환류세제)'를 내놓았다. 세금을 깎아주거나 더 물리는 방식으로 기업들을 움직여보겠다는 정책이었다. 한국은행도 이에 호응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1년여가 지난 지금 안타깝게도 이렇다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올해 경제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경제주체들의 위기감이 더 커졌다.

노동시장 구조가 이중 구조로 왜곡돼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심한 것 맞다. 전체 실업률이 3.9%인데 반해 청년실업률은 10.2%일 정도로 청년 취업난이 심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방법이 임금피크제와 근로자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 허용인지는 모르겠다.

'암살'로 돌아가자.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에 회부됐다 무죄로 풀려난 염석진(이정재)은 막다른 골목에서 명우(허지원)에게 암살된다. 오래전 김구 주석으로부터 받은 "밀정이면 처단하라"는 지시를 이행한 것. 제도적 장치인 반민특위가 못한 친일분자 처단을 비제도적 장치(암살)로 해결했다. 노동 개혁은 사회적 합의로 제도적 장치로 이뤄내야할 과제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정경부장 (hyung1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사진
[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