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상품시장 약세 등으로 신흥시장 '타격'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머징마켓의 경제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경기 회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머징마켓 성장률을 추적하는 리서치기관 세 곳의 자료를 취합한 결과 달러 강세와 상품시장 약세의 여파로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률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유가 등 상품가격 하락으로 브라질이나 러시아와 같은 주요 이머징 국가의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됐으며, 달러 강세의 경우 한국을 비롯,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주요 신흥국들로부터 자금 유출 가속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같은 이머징마켓의 성장 둔화는 금융위기 당시와는 다소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 이머징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 닐 셔링은 "지난 금융위기의 경우 이머징마켓이 외부 충격을 받은 케이스로 회복이 비교적 빨랐는데 이번 성장 둔화는 더 장기적이며 그 원인이 내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둔화 모멘텀이 "뉴 노멀"을 의미하며 10년 이상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총 46개국의 이머징마켓을 분석한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올 1분기 이머징시장 성장률이 전년 대비 4%로 작년 4분기 기록했던 4.5%에서 둔화되며 2009년 1분기 기록했던 3.9% 성장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연합회(IIF) 수석 이코노미스트 펠릭스 휴프너는 이머징시장의 1분기 성장률을 3.4%로 제시해 작년 4분기의 3.8%에서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작년 1분기의 경우 이머징 시장의 성장률은 4.6% 수준이었다.
마킷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윌리엄슨은 1분기 이머징 시장 성장률이 5% 밑으로 떨어져 2009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집계치를 제시했다.
런던 소재 컨설팅업체 나우캐스팅 이코노믹스는 브라질의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1.24%로 작년 4분기 마이너스 0.3%보다 더 둔화되는 등 일부 이머징 국가의 성장 둔화세는 급격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1분기 성장률이 6.82%로 작년 4분기의 7.3%에서 후퇴했으며 신흥시장 중 유망한 곳으로 평가 받던 멕시코의 경우도 작년 4분기 2.6% 성장에서 1분기에는 2%로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