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면접은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경영능력 검증
[뉴스핌=한기진 기자] 오는 5일 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 면접은 세 명의 후보들이 준비한 은행 발전방안을 담은 프레젠테이션으로 시작한다.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각 후보의 은행 발전 방안을 중심으로 심사한다. 형식적으로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만, 이번 인선에는 과거와 달리 금융당국의 입김이나 우리은행 전신인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들의 파워는 크게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청와대 고위층의 개입설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의 증거로 행추위의 움직임과 특정 후보의 내정설이 터저 나온 시점에 주목하는 이가 많다.
4일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행추위가 구성된지 15일만에 첫 회의를 열었는데, 청와대에 여러 후보들을 올리고 추천자를 기다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뚜렷한 행장 후보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청와대의 의중을 살폈다는 얘기다.
우리은행 행추위 첫 회의가 열린 지난 11월 20일경 청와대에서 검증을 마치고 통보를 받았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유력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도 이때쯤 퍼지기 시작했다.
이 주인공이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으로, 그가 서금회 회원이라는 점이 이유였다.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온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만든 모임으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전 우리금융지주회장) 등이 중심이 돼 박 대통령이 과거 이명박 대통령과의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경선에서 낙선하자 만든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덕훈 행장은 박 대통령에 금융업과 관련된 조언을 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서금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관치(官治)인사가 주춤하는 사이 금융권 CEO 인사에서 힘을 써왔기 때문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 내정자나 정연대 코스콤 사장 등 최근 선임된 금융권 CEO가 모두 서강대 출신이다.
원래 금융당국에서 주목했던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수석부행장 출신들로 이동건 현 수석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등이었다. 여기에 김승규 부행장과 정화영 중국법인장이 더해지는 모양새였다. 4명의 후보들 모두 차기 행장을 위해 개별적인 노력을 했지만, 나이와 경력이 고려돼 김양진(1958년생) 전 수석부행장과 김승규(1956년생) 부행장만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고위 인사는 "3명 모두 차기 행장 자리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고, 행추위가 이를 고려해 3명으로 후보를 압축한 것이지 내정설이 있는 인물을 위해 들러리로 내세우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서금회 회원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부탁했다는 소문은 들리지 않는다. 서금회 회원 임 모 임원은 "거론되는 인물들 가운데 모임에 두 번밖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인사 부탁을 하지 않아도 서금회의 몇몇 인사들이 알아서 밀어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금융권 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서 움직이는 분위기가 되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관치는 나쁘지만 충분한 능력을 갖춘 관료 출신이 가야 할 자리는 그럴 필요가 있고, 민간 전문가라고 해도 경력과 무관한 자리를 차지하는건 또 다른 문제를 낳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