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연세대, 한국투자증권 하반기 신입 채용 설명회 개최
[뉴스핌=이에라 기자] "증권사는 갑을(甲乙)관계에서 '을'이 아닌 갑을병정(甲乙丙丁) 중 '정(丁)'의 위치입니다. 증권업이 갖고 있는 특성상 '정'의 상황을 즐길 수 있는 지원자만 꼭 지원하세요. 우리는 '근성'과 '열정'을 갖춘 인물이 필요합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은 4일 오후 연세대학교 공학관 대강당에서 하반기 신입공채 채용설명회 '한국투자증권 2014 CEO와 함께하는 한국人의 Talk(토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증권업(業)의 특성상 전 국민을 고객으로 섬길줄 알아야 하는데 '을'보다 낮은 '정'의 자세로 무장해야 오랫동안 업계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조언을 한 것이다.
유 사장은 "증권사에 입사하고 싶은 지원자들이 가장 갖춰야 하는 것은 근성과 열정"이라며 "무조건 스펙을 쌓는 것보다는 헝그리 정신을 갖췄다는 스토리를 만들어라"고 강조했다.
유 사장의 모교에서 열린 이번 설명회는 4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리며 하반기 신입 공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유 사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78학번이다. 학생들 중 일부는 설명회가 열린 두시간 내내 자리에 서서 필기를 하고, 일부는 바닥에 앉아 유 사장의 입에 집중했다.
유 사장은 오는 10월 증권업계에 발을 디딘지 26년이 된다. 지난 2007년 한국투자증권 CEO에 올랐던 해부터 올해까지 8년째 채용설명회에 참석해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토크 형식이 도입된 데 이어 올해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채용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3년 이상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비결에 대해서는 인력·성과·보상 3박자가 선순환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면 최고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최고의 성과를 낸 인재들에게는 최고의 보상을 해줘야 한다. 또한 최고의 보상을 해주는 기업은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 수 밖에 없다"며 "한국투자증권은 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고, 이를 구축해 아시아 최고의 IB(투자은행)가 될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설명회가 끝난 뒤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설명회 시간이 끝나도 학생들의 질문은 계속됐다. 한 학생은 설명회를 듣기 위해 새벽에 KTX를 타고 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좋은 학벌이 채용의 기준이 되냐는 질문에는 '월가의 전설'로 불리던 앨런 그린버그 베어스턴스 전 CEO의 인재상으로 답을 대신했다.
유 사장은 "그린버그 CEO가 필요로 했던 인재는 MBA(석사)도 아니고 PhD(박사)도 아닌 PSD였다"며 "가난하고(Poor) 똑똑하며(Smart) 돈에 대한 열망이 있는(Desirous of riches) 인물을 이상적인 인재상으로 꼽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명회에 참석한 예비 지원자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적극성을 갖춘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분위기를 보면 증권업황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바닥은 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