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지난 12일부터 개최된 창조경제박람회가 15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생각은 현실로, 상상은 가치로" 새로운 미래를 여는 창조경제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이번 행사는 창의적 인재 발굴 및 창조경제 붐 조성에 목적을 두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발전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아이디어관,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 전시 및 투자상담이 이뤄지는 도전관, 중소·벤처·중견기업의 기술과 서비스를 전시하는 성장관, 상생·동반성장 지원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상생관 등 행사 구성 역시 창조경제 성장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례들로 짜여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을 시작으로 미래창조과학부와 7개 경제단체, 20개 정부부처가 참여했을 만큼 큰 관심 속에 치러진 박람회는 그러나 일부 대기업의 면피성 부스 운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상생관에서 디지털 명화를 전시해 부스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들라크루아, 홀바인 등 거장의 작품들이 디지털 기술과 만나 시공간을 초월해 살아 숨쉬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의도였다.
하지만 삼성전자 부스 내에는 디지털TV 몇 대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관람객을 상대하는 도우미들도 삼성전자의 디지털TV에 대해 설명하기 바빴다. 당초 삼성전자 부스가 위치한 상생관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그 어떤 시도조차 찾아볼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장관에 자리잡은 한진은 성의 없는 부스 운영이 눈에 띄였다. 부스에 틸트로터 무인기, A320 샤크렛 등의 모형을 전시한 한진은 제대로된 도우미 없이 행사를 진행했다. 모형에 대한 설명이나 홍보가 부족한 나머지 관람객들도 한진 부스 앞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상생관에서 부스를 운영한 롯데는 박람회 참여 대기업 가운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은 몇 안되는 기업이다. 그러나 관람객들이 롯데 부스 앞에 머문 순간은 룰렛 게임을 통한 이벤트가 진행될 때 뿐이었다. 거기다 도우미들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외치면서도 마트는 롯데마트를 이용해 달라며 모순된 발언을 하고 있었다.
대통령은 물론 정부, 경제단체들까지 나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행사에서 창조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이같은 행태는 단순 면피용으로 박람회에 참가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애당초 이들이 박람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았을 스타트업들이 더 배출됐을 지도 모를 일이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