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 계획...최근 1년간 양국간 차이 협의 난항
[뉴스핌=서정은 기자] "계약서 문구 하나 바꾸는데 몇 달씩 걸렸죠. 그래도 첫 진출인데, 좋은 선례를 만들어야되지 않겠어요?"
이주환 한국거래소 시장정보팀장은 근 1년간 중국의 자산운용사인 이펀드(E Fund·易方達)와 원거리 연애를 했다. 이펀드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를 중국 본토에 상장하기 위해 의사표시를 해온 후부터 연애는 시작됐다.
각고의 노력 끝에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1일 이펀드와 코스피200지수 사용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초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가 상장된다면 나스닥100,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에 이어 세 번째로 중국에 ETF에 진출하는 해외지수가 된다.
다소 늦은감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주환 팀장은 "이제야 물꼬를 틀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 팀장은 "그 동안은 중국시장에 국내 지수가 진입할 정책 자체가 없었다"며 "작년에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CSRC)에서 ETF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해외지수 몇 가지를 얘기했는데 그 때 국내지수가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국내가 아닌 중국과의 교류다보니 난관이 예상보다 많았다. 특히 관할 법원을 어디로 할 것인지를, 세금은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서류를 되돌려보내길 수차례했다.
이 팀장은 "우리가 라이센스를 제공하는 (유리한) 입장인데, 그쪽에서는 관할법원을 중국법원으로 해달라고 하더라"며 "싸우다 지쳐서 '그냥 홍콩이나 런던쪽 법원으로 합의볼까' 하다가 이건 아니지싶어 다시 또 몇 달간 협의를 반복했다"고 털어놨다.
또 "세금문제도, 우리나라는 ETF 거래세가 없는데 중국 사정은 그렇지않다며 우리가 부담하길 원하더라"며 "중국의 북경사무소를 통해 1년 내내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일단 7부 능선을 겨우 넘은 상태지만 아직까지 할 일은 남았다. 상장이 완료될 때까지 중국당국과 마저 협의해야 할 부분이 남아서다.
그는 "내년 초까지 상장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로드쇼 외에도 중국 당국 관계자들도 만나고, 인터뷰도 하면서 코스피에 대해 널리 알릴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계기로 이펀드 외에 다른 운용사들과의 스킨십도 넓힐 수 있도록 '나비효과'를 일으키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그는 "추후 정책에 따라 우리와 계약하는 중국 운용사들을 여러 개로 열어둘 수 있지 않겠느냐"며 "당장의 수익보다는 이번 계기로 중국 시장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나비효과를 일으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