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연내 서울 및 수도권, 내년 7월 광대역 LTE 전국망 구축. 이동통신 3사가 LTE 주파수 경매를 통해 얻은 성적표다.
KT는 그렇게나 원했던 1.8GHz 인접대역을 확보했다. SK텔레콤도 보조망으로 쓰는 1.8GHz 대역을 가져갔다. LG유플러스는 가장 넓은 폭의 2.6GHz 대역을 받았다.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이 무엇이든 이동통신 3사는 광대역 LTE 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동통신 3사가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실시키로 하면서 드는 의문이 있다. 주파수 경매 전 이동통신 3사가 생존의 문제까지 운운하며 목소리를 높였어야 했냐는 것이다. 이들은 경매 방안을 놓고 서로를 헐뜯거나 비난했으며 때로는 정부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주파수 경매 전 KT는 여러차례 자료를 배포했다. 주 내용은 1.8GHz 인접대역이 경매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다 인접대역 할당 시 서비스 시기나 커버리지 확대에 대한 제한 조건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는 이러한 조건이 붙으면 이용자 차별 유발, 투자경쟁 저해, 소비자 편익 하향 평준화 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KT에 LTE 사업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며 역차별을 시정해 달라고 건의서를 제출했다.
SK텔레콤 역시 주파수 경매 전 자신들의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SK텔레콤은 KT에 인접대역이 할당된다면 자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서울 및 수도권 광대역 LTE 서비스가 즉시 가능하고, 전국 서비스 시점도 사실상 앞당긴다며 정부가 시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는 인접대역 할당 시 KT에 7조원 이상의 특혜를 주게 된다며 시장의 경쟁근간을 깨뜨리는 행위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LTE를 통해 가꿔온 희망의 싹이 꺼질 수 밖에 없어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진행된 주파수 경매는 큰 무리 없이 끝났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이동통신 3사는 비슷한 시기에 서울 및 수도권을 시작으로 같은 시점인 내년 7월 광대역 LTE 전국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 모두가 동일선상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이동통신 3사의 놀라운 저력이다.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역차별을 딛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모두가 해냈기 때문이다. 실로 대단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주파수는 유한한 자원이다. 할당받은 주파수를 반납하고 재할당 받는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주파수 경매가 실시될 때 마다 이동통신 3사의 이같은 신경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크게 바뀔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다만, 이동통신 3사가 자신들의 손익에 따라 목소리만 높일 게 아니라 진정 소비자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도 고민해보길 바란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