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상으론 KT, 최종승자는 SKT?
[뉴스핌=양창균 기자]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누가 진정한 승자인지를 놓고 계산법이 분주하다. 현재까지 표면상으로는 KT가 1.8㎓대역 D2 블록(15㎒)을 차지하면서 승자의 모습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업계와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이번 LTE 주파수 경매의 최종 승자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특히 SK텔레콤은 1.8GHz대역 C블록(35MHz)을 놓고 LG유플러스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며 승리하는 한편 KT의 재무적인 부담까지 안겨줬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파수 경매 최종결과 KT가 1.8㎓대역 D2 블록(15㎒)을 확보했고 SK텔레콤도 1.8GHz대역 C2블록(35MHz)을, LG유플러스는 2.6㎓ 대역 B2블록(40MHz)을 가져갔다. 입찰자별 낙찰금액은 KT가 9001억원 SK텔레콤 1조500억원 LG유플러스 4788억원이다.
금액적으로는 SK텔레콤이 가장 많이 나왔지만 최저경쟁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KT가 제일 부담이다. 최저경쟁가격은 KT가 2888억원이고 SK텔레콤은 6738억원이다. 이를 고려할 때 SK텔레콤은 3762억원을 썼지만 KT는 이 보다 훨씬 많은 6113억원을 더 베팅했다.
또한 SK텔레콤은 기존 1.8㎓의 20㎒ 블록 주파수를 반납하면서 이번에 낙찰받은 주파수 경매금액을 최소화하게 됐다. 실제 SK텔레콤의 1.8GHz대역 C2블록(35MHz)에 부담하는 금액은 4500억원에 불과하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미래부의 할당 조건에 따라 기존 1.8㎓의 20㎒ 블록 주파수를 반납해야 하지만 1.8㎓ 대역에서 새로 35㎒ 블록을 확보해 광대역화를 구축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SK텔레콤은 C2블록에 투자하는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은 1.8Ghz 광대역 확보로 기존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며 "SK텔레콤은 C2블록을 할당받음으로써 최적의 실리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확보한 C2블록의 가치 또한 KT의 D2블록 못지 않게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다. KT의 경우 D2블록에 따른 설비투자비용을 1조원 이상 줄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SK텔레콤이 이번에 확보한 C2블록은 추가설비투자 비용이 KT의 D2블록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SK텔레콤이 C2블록으로 최소 1조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설비투자비용 뿐만 아니라 이번에 SK텔레콤이 확보하는 C2블록은 4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다른 어떤 사업자보다 금전적인 효과를 누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동통신업계에서도 SK텔레콤이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최고의 실리를 선택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KT의 D2블록에 재무적 부담을 안겨주면서 LG유플러스와 C블록 경쟁에서도 승리할 정도로 주파수 전략을 구사했다"고 전했다.
반면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주파수 경매결과이다. 경쟁구도인 KT를 견제하면서 C블록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밴드플랜1의 1.8㎓ 대역인 C1블록에 1조2700억원을 베팅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다. 이번주 주파수 블록에 입찰한 금액 중 최고액을 써냈지만 결과는 낙찰받지 못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