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가 절감·고품질로 시장 점유율 높여
[중국 장가항=서영준 기자] 포스코가 다시 뛰고 있다. 지난해 수요부진으로 고전한 포스코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담금질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높여 회사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포스코의 노력은 전 세계 13개국 42개 해외 가공센터에서 새해 벽두에도 현재진행형이다.
현재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인도·브라질 등에서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사·조선사·가전사 등 고객사들이 운집해 있는 중국·베트남 등에선 아연도금강판공장·냉연공장·가공센터 등을 늘려가고 있다.
포스코의 해외 진출 기본 전략은 치밀한 현지화. 상공정인 쇳물 생산은 원료가 있는 광산 근처에서, 하공정인 제품 생산은 고객사가 있는 시장 근처에서 진행한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세계 각지의 시장을 선점, 점유율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포스코의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전 세계 스테인리스 생산의 4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포스코가 보유한 글로벌 생산기지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포스코 글로벌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강소성 장가항시에 위치한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중국 스테인리스 시장 진출을 위해 포스코가 지난 1997년 중국 대형 철강사인 사강그룹과 82.5대 17.5로 합작한 기업이다.
중국 시장의 공급 과잉에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맞물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최근까지도 적자를 면치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열정'과 '의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돌려세웠다.
직원들의 원가 절감 노력과 품질 향상에 대한 열정에 힘입어 장가항포항불수강은 '흑자기업'으로 변신했다.
직원들의 얼굴에도 즐거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장가항포항불수강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님이 찾아와도 밝은 표정을 지을 수 없었다"며 "최근 흑자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내년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지난 1999년 연산 20만톤 생산 규모의 냉연 1기 가동을 시작한 이래 2006년 외국기업 최초로 조강 80만톤의 스테인리스 일관생산 설비를 갖췄다. 현재 생산능력은 조강 100만톤 냉연 63만톤에 이르고 있다.
김용민 장가항포항불수강 법인장은 "지금 중국 철강 산업은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며 "저가의 중국 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원가는 절감하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법인장의 설명대로 중국 철강산업은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2005년 이후 중국 현지에는 100만톤 규모의 철강사들이 대거 등장했다.
특히 2006년 이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에서 수입된 저품위 니켈 광석을 활용해 생산된 니켈 냉선은 원가 경쟁력까지 갖추며 포스코 관계자들을 더더욱 진장케했다.
물론 2014년 이후에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2014년 이후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석 수출금지 조치가 시행 되면 중국 내 니켈냉선 생산은 대폭 감소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의 원가 경쟁력이 약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 니켈 광산 개발하고 현지에 제련공장을 신설, 원료자급률을 50% 이상으로 확대해 중국시장의 파고들 방침이다. 최근에는 인(P)을 제거할 수 있는 탈린로를 설치, 불순물 함유량이 많은 저가원료인 니켈 냉선 사용을 확대할 수 있게 돼 원가 경쟁력이 향상됐다.
김 법인장은 "폭이 넓고 두꺼운 열연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설비를 도입했다"며 "계열인 청도포항불수강을 포함해 냉연비가 84%로 중국 내 최고 수준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장가항포항불수강은 기존 중국 내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과 차별화를 추진해 고합금 제품·고청정 극박 정밀재용 소재 등 차별화 제품 판매 비율을 5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판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산·청도 등 중국 내 포스코 SCM을 적극 활용하고 기존 무석·불산에 위치한 현지 코일센터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 법인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근 회사가 흑자 기조로 돌아섰는 데 끊임 없은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의 노력 덕분"이라며 "올해에도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다. 향후 공급 과잉 완화, 고급제품 수요 증가 등 시장 여건이 성숙된다면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며 새해소망을 피력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