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유로존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ECB)가 제공한 장기저리 유동성에 편승해 기세를 올렸으나 시장의 열띤 반응은 식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ECB가 3년만기 장기저리 대출(LTRO)로 거의 5000억 유로를 유로존 은행권에 공급한 이후 유럽 은행종목 지수는 올들어 거의 20% 상승했고 은행간 대출도 서서히 늘어났다.
3년 만기 장기저리 대출금은 은행들의 유로존 채무위기 노출에 따른 우려로 지난해 후반 신용시장이 사실상 멈춰선 후 은행들이 부채를 상환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ECB는 이달말 2차 LTRO를 실시한다.
15일(현지시간) RBS에 따르면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프랑스와 독일 은행들의 5년물 신용부도스왑(CDS) 평균 금리는 429bp로 이들 5개국 국채 CDS 평균 금리인 451pb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2011년말 국채에 대한 은행채 스프레드(bank versus sovereign spread)는 RBS가 지속불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한 100~150bp였다.
RBS의 신용 전략가인 알베르토 갈로는 "ECB 유동성은 유로존 은행권의 공급 기대와 테일 리스크(tail risk)를 확실하게 줄였으나 지불능력 문제(solvency issue)를 유동성으로 풀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은행들의 CDS금리가 소속국가의 CDS에 비해 낮고, 은행들이 국채 보유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에서 거품 조짐을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발행한 단기 주변국 국채의 가파른 랠리는 이른바 캐리 트레이드인 이들 국가 은행들의 국채 매입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 은행들은 12월 국채 보유액을 250억 유로 가량 늘렸다. 갈로는 "LTRO가 은행들에게 국채를 매입할 인센티브를 제공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위험 국채 보유액 증가는 은행들을 국채 지불능력(sovereign solvency)와 등급평가 위험(rating risk)에 더욱 민감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주 로이터 폴에 따르면 ECB는 2월 29일로 예정된 2차 LTRO를 통해 5000억 유로를 추가로 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금리 전략가인 데이비드 키블은 은행들이 국채매입에 대한 상쇄 요인(offsetting factor)으로 ECB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유통시장에서 자사발행 채권을 싼 값에 환매하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키블은 이같은 조치가 딱히 해로을 것은 없지만 자본을 늘이고 자본조달 문제를 축소함으로써 은행들은 대차대조표상의 모든 자산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리스가 무질서한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추가 구제금융을 확보할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최근들어 은행들의 랠리는 동력 상실 신호를 보이고 있다.
iTraxx 선순위 은행채 CDS지수는 지난주 다시 소폭 상승했고 은행 주는 올해 정점에서 내려섰다.
BNP파리바 신용 전략가들은 "향후 수주 시장 방향을 정하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으론 그리스 문제가 해결되기 이전에 시장이 더 타이트 해질 것 같지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2차 LTRO를 2주 앞둔 상황이라 더 큰 폭의 조정이 있을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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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