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3대시장 급부상한 동남아…현지 공략 본격화
[태국 방콕=뉴스핌 강필성 기자] “하이트진로는 대한민국 대표 종합주류기업으로서 향후 해외에서 현지화 통해 글로벌 기업 뻗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고품질의 ‘한국 소주’를 전세계에 전파하는 역할을 선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5일 태국 방콕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동남아는 일본, 중국에 이어 아시아 3대 시장으로 급부상중”이라며 “현지인과 한류를 등에 업고 동남아 매출 신장을 위한 계획과 공격적 마케팅, 투자를 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현지 교민과 관광객 위주로 매출 신장을 이뤄왔다면 본격적인 현지 공략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에서 주류만 91년 해왔다”며 “그런 자부심 갖고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이 같은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중국에서 불었던 한류 바람이 인도차이나 반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새로운 해외 성장시장으로 보고 현지기업 제휴, 영업소 개설, 신제품 출시 등 나라별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실제 동남아시아 지역은 그 동안 교민 및 관광객 중심으로 소주 등 한국 주류소비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의 영향으로 한국 주류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면서 일본, 중국에 이은 아시아지역 3대 수출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현순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이 하이트진로의 해외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실적은 55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4%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맥주가 235.2%, 소주가 25.7% 성장했으며, 나라별로는 필리핀이 195만 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맥주 OEM 수출계약 계약을 맺은 싱가포르는 534%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은 2011년 이후 26.9%, 41.3%, 30.3%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지역의 경제발전 속도에 따라 향후에도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 주류전문기업으로서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에게 한국 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브랜드별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1968년 베트남에 소주를 수출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베트남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수출한 것이며, 본격적인 진출은 1993년 싱가포르에 맥주, 1998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 소주를 수출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대부분 교민 및 한국인 관광객 중심으로 한국 술 소비층이 형성되어 왔으나, 최근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고 한류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한국 술에 대한 현지인들의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현지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쳐왔다.
가장 먼저 한류바람이 일었던 태국에는 현지기업과 제휴로 시장을 확대해왔다. 2011년 태국의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소주 수출, 유통계약을 맺은 후 시음회, UCC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참이슬, 진로24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매년 판매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리큐르 ‘자몽에이슬’도 지난달 태국에 첫 수출됐다. 10월부터 현지 음식점 및 주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자몽에이슬에 대한 현지 파트너의 기대도 상당하다.
하이트진로의 파트너사인 분럿그룹 관계자는 “자몽의 상큼함이 소주와 조화를 이룬 맛이 더운 지역인 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조만간 추가 주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뉴하이트도 올해 연말부터 태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필리핀에서는 2012년부터 현지 편의점 본사와 계약을 통해 200여 개 점포에 참이슬을 입점시켜 현지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인 마닐라 시내 점포에서의 참이슬 취급률은 90%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에서도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게 틈새시장 공략 및 TV광고와 지역축제 참여 등 다양한 홍보채널을 통해 참이슬, 하이트, d 등의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지화가 가장 빠른 태국에는 대중문화와 접목한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분럿그룹은 소주 브랜드 진로에서 이름을 딴 걸그룹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JRGG(진로걸그룹)라는 이름의 4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으로 현지인들로만 멤버가 구성돼 있지만 한류의 영향력을 고려한 네이밍이다. 분럿그룹은 향후 JRGG의 활동으로 진로의 브랜드 인지도가 현지의 젊은 층에게 더욱 크게 자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빠른 경제성장으로 세계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베트남도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이다. 하이트진로는 기업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하노이에 2016년 초에 영업소를 개설해 현지시장을 직접 공략한다. 베트남 영업소는 향후 동남아시아 거점 본부로 삼을 예정이다. 성장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상황에 따라 현지 기업과 제휴를 통한 OEM 생산 등 현지화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전략을 통해 2017년에는 2015년 대비 약 2배 수준인 20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은 일본, 중국에 이은 3대 수출권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강현순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은 “최근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AEC 출범으로 인해 동남아시아 주류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한국 술의 우수성을 알려 동남아 주류시장에서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