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던 사춘기 소년에서 천재 광고인으로 등극
[뉴스핌=김연순 기자] 빡빡머리, 53명 중 50등, 천재 광고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에 따라 붙는 수식어들이다.
아버지인 박용만 회장, 박정원(두산 회장), 박지원(두산중공업 부회장) 등 사촌형들이 미국 주요대학 MBA과정을 거쳐 정통 경영코스를 밟은 것과는 달리, 박 부사장은 재벌가에선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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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
그러던 박 부사장이 '한국인 최초로 국제 5대 광고제'를 석권하는 천재 광고인으로 거듭나는 데는 어릴적 시절부터 박 부사장을 믿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아버지의 도움이 컸다.
박 부사장은 방송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박용만 회장이 항상 하던 말로 "넌 어른이 되면 즐거운 일을 꼭 찾아서 해라"라는 조언을 회고했다. 박 부사장은 상문고등학교 졸업 후 단국대학교에 입학했다가 중퇴하고 2005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그리고 광고업계에서는 유명한 뉴욕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다.
27살의 늦은 나이에 미술공부를 시작해서 스케치북 50장을 다쓰고 하루 2시간 씩 잠을 자면서 뒤쳐진 공부를 따라갔고 결국 최우수 학생인 된 일화는 유명하다. 디자인 전공을 토대로 박 부사장은 아버지 도움 없이 함께 공부했던 친구 4명과 지난 2006년 독립광고회사인 빅앤트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이후 광고인 박서원이란 이름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건 2009년이다. 2009년 반전 포스터 '뿌린 대로 거두리라(What goes around comes around)'로 국제 5대 광고제에서 광고제에서 15개나 되는 상을 싹쓸이하며 스타 광고인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광고시장 뿐 아니라 재계에서 박 부사장을 주목한 건 지난해 10월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 CCO(Chief Creative Officer)로 영입하면서 부터다.
그룹과의 거래를 유지해오던 박 부사장이 두산그룹 계열사에 본격 합류하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두산가의 4세 경영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나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 부사장은 그룹 경영참여에는 다소 선을 그으면서 광고인으로서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박 부사장의 이미지에 걸맞는 파격 광고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또 한번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박 부사장이 미혼모 방지 차원에서 시작한 '바른 생각 콘돔'과 조금 먼저 떨어져 상품가치를 잃은 낙과로 만든 잼 '이런쨈병'도 최근 선보인 대표적인 파격 광고 아이템이다.
그는 광고 뿐 아니라 브랜드컨설팅, 패키지 디자인, 공연 연출 등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작업을 진행해왔고 빅앤트 아카데미를 열어 미래 광고인을 꿈꾸는 학생들의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그동안 걸어왔던 길처럼 경영 3~4세대를 중심으로 한 재계 인맥보다는 광고계 인맥이 많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박 부사장은 고영섭 오리콤 대표와 박우덕 전 웰콤 대표를 스승으로 모시며 가까이 하고 있다.
특히 박 부사장은 직원들 뿐 아니라 SNS 등을 통해 대중들과도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경영 4세 기업인이다. 두산그룹의 한 관계자는 "(박서원 부사장은) SNS 등을 대외적으로 활동을 많이 하고광고계 인맥은 많지만 특정하게 재계 인맥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박 부사장은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골프나 볼링, 암벽등반, 웨이크보드, 스노보드 등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