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 한 해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을 펼친 배우 이경영(왼쪽)과 라미란 [사진=뉴스핌DB] |
■장르와 규모를 가리지 않는 ‘진짜 배우’…이경영
언제부터인가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이경영’을 검색하면 ‘이경영 다작’이라는 자동 검색어가 완성됐다. 말 그대로다. 이경영이 올해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그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이경영은 (개봉일 기준) 2011년 다섯 작품, 2012년 아홉 작품, 그리고 지난해 다섯 작품에 출연하며 연이어 관객을 만났다.
하지만 그의 활약은 올해 더 빛났다. 2014년 한국 영화는 이경영이 나오는 영화, 안 나오는 영화로 나뉜다는 말이 마냥 농담은 아닐 거다. 그는 ‘또 하나의 약속’ 교익을 시작으로, ‘관능의 법칙’ 최성재, ‘백프로’ 교장, ‘무명인’ 유강진, ‘군도:민란의 시대’ 땡추, ‘해적:바다로 간 산적’ 해적 소마, ‘타짜-신의 손’ 꼬장, ‘제보자’ 이장환 박사를 열연했다. 1020 세대를 겨냥한 ‘패션왕’에서는 안재현의 아버지로 깜짝 등장, 관객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물론 언제 봐도 새로운 그의 연기는 내년에도 볼 기회가 많다. ‘허삼관’, ‘은밀한 유혹’, ‘암살’, ‘협녀:칼의 노래’, ‘소수의견’ ‘서부전선’ 등 그가 출연한 작품들이 연달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경영이 또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 보이면 이제 서운해요, 계속 나와 주실 거죠?…라미란
남자 다작 배우에 이경영이 있다면 여자 다작 배우로는 단연 라미란을 꼽을 수 있다. 라미란은 올해 ‘피 끓는 청춘’ 김난영 선생을 시작으로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주인 아줌마, ‘빅매치’ 형수, ‘국제시장’ 덕수 고모의 옷을 입었다. 지난 9일 제작보고회를 진행한 ‘워킹걸’에서도 출연을 예고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이와 관련 라미란은 올 초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그냥 다 우정 출연일 뿐”이라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가 주연보다 더 주연 같은, 강렬한 존재감으로 관객들의 휘어잡았다는 데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듯하다.
영화사 한 관계자는 “대중이 라미란이라는 배우에 대해 기대하는, 약간의 코믹하면서도 편안한 이미지가 있다. 라미란은 대중의 기대에 정확히 부응하는 동시에 영화에 양념을 치는 역할까지 톡톡히 해낸다. 주·조연을 뛰어넘는 배우”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 |
올 한 해 활발한 활동을 펼친 배우 조진웅, 배성우, 이승준(위부터 시계방향) [사진=뉴스핌DB, 포도어즈 엔터테인먼트] |
조진웅, 이승준, 배성우도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먼저 조진웅은 ‘군도:민란의 시대’, ‘명량’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로 최고의 신스틸러다운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끝까지 간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연이어 선보이며 주연배우로서 활약한 것. 특히 ‘끝까지 간다’의 경우 344만8583명 관객을 동원, 주연으로서 연기력은 물론 흥행성까지 인정받았다.
그런 만큼 조진웅의 활약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확정된 작품만 벌써 ‘허삼관’, ‘장수상회(가제)’, ‘암살’, ‘아가씨’ 등 네 작품이다. 더욱이 이는 하정우 감독, 강제규 감독, 최동훈 감독, 박찬욱 감독의 신작. 충무로가 주목하는 감독들이 선택한 배우라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이승준과 배성우 역시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올해의 신 스팉러로 활약했다. 먼저 이승준은 ‘신의 선물’, ‘인간중독’, ‘제보자’, ‘명량’, ‘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극배우 출신 배성우는 올해 ‘몬스터’를 시작으로 ‘인간중독’, ‘신의 한 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나의 독재자’, ‘빅매치’, ‘상의원’에 연이어 출연하며 관객과 만났다. 특히 두 사람은 다양한 장르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로 등장하면서도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여 놀라움을 안겼다.
영화사 한 관계자는 다작 배우들에 대해 “보면 다들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서의 역량이 이미 증명된 이들이다. 그래서 오히려 작품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같은 배우를 다른 역할, 다양한 장르에서 보는 재미가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론 일각에서는 다작 배우들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제 몫을 온전히 해내면서도 함께 등장하는 배우들의 색을 죽이는 법이 없다. 그리고 이것이 충무로가 이들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가장 큰 이유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