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환, 임종룡 떠난 자본시장연구원으로
[뉴스핌=노희준 기자] '연피아(연구원+모피아)'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금융권 금맥으로 뜨고 있는 금융연구원 특임연구실 소속의 금융권 전직 고위관료 출신 인사들이 최근 속속 특임연구실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연구원은 은행들이 출자해 만든 민간연구원이지만, 금융권 고위관료 출신 인사들이 퇴임 후 연구원 소속의 특임연구실에서 초빙연구위원 등으로 머물며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전직 고위관료의 경험을 살리는 기회가 된다는 긍정적인 평이 있는가 하면, 금융 고위관료들이 다음 자리를 모색하기 위한 중간 기착지가 됐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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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왼쪽)과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 |
장민 금융연구원 특임연구실 실장은 "강 전 장관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다른 곳의 고문으로 가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특임연구원실에서 비상임연구위원을 맡고 있었다.
금융연구원을 나간 강 전 장관은 지난 7월 출범한 JB금융지주 고문으로 가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 전 장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JB금융지주의 고문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지주 소속의 고문으로 금융지주 회사 경영의 자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어떤 자문에 응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전북 군산에서 국회의원 3선을 지냈고, 정보통신부장관과 재정경제부장관을 거치며 정관계를 두루 거친 인사다.
JB금융은 광주은행 실사 정보 비밀유지 확약서를 매각 주관사에 제출, 현재 광주은행 인수에 대해 관심을 표하는 상황이다. 광주인행 인수를 위한 고문 영입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강 전 장관이나 JB금융측 모두 "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영입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강 전 장관이 JB금융이라는 금융업계에 '재취업'하는 데 성공한 경우라면,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금융권의 다른 업권 연구소로 이동한 경우다.
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배 전 차관은 올해 7월 금융연구원과의 초빙연구위원 계약이 끝나 8월 금융투자업권의 자본시장연구원 고문 겸 초빙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금융연구원과 마찬가지로 금융투자업권의 대표적인 업계 관련 연구기관이다. 자본시장연구원도 금융연구원과 마찬가지로 전직 고위관료 출신을 '고문 및 초빙위원'으로 영입하고 있다. <뉴스핌 9월 11일 '모피아' 출신 임종룡 회장, 알고보니 '연피아' 출신 기사 참조>
배 전 차관은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회장 선출 직전에 한달 가량 자본시장연구원에 고문 겸 초빙위원으로 있다 연구원을 떠난 자리에 일종의 후임으로 들어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동시에 2명의 고문 및 초빙위원이 적을 둘 수 있는데, 임 회장이 연구원을 떠나면서 자리가 생긴 것이다. 배 전 차관은 현재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특임연구실에서 비상임연구위원으로 연을 맺고 있었던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지난달에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다만, 이 전 원장은 계약기간을 두 달 연장해 오는 10월 초까지 연구원에 머물기로 했다. 하지만 연장기간이 두 달에 불과한 데다 이 전 원장은 현재 거래소 이사장 후보군에 올라 서류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져 차기 거래소 이사장 결정 결과에 따라 향후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저런 이유로 금융연구원에서 짐을 싸는 금융권 전직 고위 관료와 달리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여전히 초빙연구위원으로 남아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에 금융연구원에 합류했다. 보통 초빙연구위원은 1년 계약을 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