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고 있는 성원건설 CB(전환사채)판매에 대해 법원이 주관사의 책임을 물어 투자자의 손실액중 60%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자 주관사는 물론 투자자도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개인투자자 유 모 씨의 소송을 맡은 김명종 변호사는 16일 “40% 감액된 배상액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60%라는 과실 비율을 문제삼겠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측은 법원으로부터 지난 14일 판결문을 송달받아, 이날부터 2주내 항소를 해야 한다.
발행주관사인 키움증권측은 일찍이 항소 의지를 나타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키움증권측은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항소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최승록)는 개인 투자자 유 씨가 성원건설 회사채 발행 주관사인 키움증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가 판시한 배상금은 유 씨의 총 손실금 2억7000만원 중 60%인 1억6000만원이다. 유 씨는 성원건설 CB에 총 4억원을 투자한 뒤 1억 3000만원에 매각해 2억7000만원의 투자손실을 냈다.
재판부는 "주관사인 증권사가 회사의 갖가지 부실 징후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했다"며 "투자자 손해액의 상당 책임이 주관 증권사에 있다"고 설명했다.
성원건설은 지난 2009년 9월 주관사 키움증권을 통해 360억원 규모의 무보증 CB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후 임금 체불과 노조파업, 부도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3월 주채권은행 신용위험평가에서 퇴출 대상인 D등급을 받고 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번 판결은 부실채권을 판매한 주관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실상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LIG건설 기업어음(CP)을 판매한 우리투자증권에 60%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도 나왔다. LIG 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발행한 CP는 총 1976억원이며 이 중 약1570억원어치를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대투증권 등 일부 증권사도 신탁 형식으로 소액의 CP를 팔아 이들에 대한 소송 여부에도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키움증권에도 추가 소송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자 역시 소송을 검토중이다.
김명종 변호사는 “키움증권이 판매한 성원건설 CB에 투자한 유진투자증권, 노무라프린시펄 등에도 소송 제안을 한 상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이 소송에 나설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소송과는 다른 또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측은 “동종업계라서 다소 부담은 되지만 이긴다는 확신이 서면 소송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인 유진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의 소송 가능성보다는 사실상 협업 관계가 별로 없는 외국계인 노무라측의 소송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성원건설 CB에는 국내외 증권사들이 125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증권사중에는 유진투자증권이 60억원, LIG투자증권이 5억원을 투자했고, 외국계중에서는 노무라증권그룹 계열의 노무라프린시플(NOMURA PRINCIPAL)이 6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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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