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유광우가 9년 만에 삼성화재로 돌아왔다.
- 왕조 세터 유광우는 친정 정상 복귀를 꿈꿨다.
- 그는 팀 문화와 스피드로 재건에 나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용인=뉴스핌] 남정훈 기자 = 9년이라는 긴 시간을 돌아 다시 출발점에 섰다. 삼성화재의 왕조를 이끌었던 베테랑 세터 유광우가 이제는 무너진 친정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다.
유광우에게 삼성화재는 특별한 팀이다. 2007-2008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한 유광우는 팀의 황금기를 코트 위에서 직접 지휘했다.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년 연속 세터상을 받으며 V리그를 대표하는 세터로 자리 잡았다. 당시 삼성화재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을 넘어 우승이 익숙했던 팀이었다.

하지만 이별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다. 2017년 삼성화재가 프리에이전트(FA) 박상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지명돼 우리카드로 향했다. 2019년에는 다시 대한항공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유광우의 우승 시계는 다른 팀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대한항공에서는 한선수와 세터진을 구성하며 또 하나의 왕조를 경험했다. 특히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체제에서 3년 연속 통합우승을 함께했다. 삼성화재를 떠날 당시 7개의 우승 반지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다른 팀에서 5개를 추가해 무려 12개의 우승 반지를 들고 친정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에도 마지막은 우승이었다. 다만 유광우에게 마냥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니었다. 유광우는 "우승을 많이 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경기 참여도가 많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라며 "선수로서는 우승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뛰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시즌"이라고 돌아봤다.
41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뛰고 싶은 선수'였다. 그리고 지난 5월 예상하지 못했던 길이 다시 열렸다.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에 리베로 이상욱을 보내고 유광우와 강승일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2017년 떠났던 유광우가 9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조금 설렜던 것 같다." 유광우는 복귀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예전의 기억도 많이 났고, 설렘 속에서 부담 아닌 부담도 조금 있었다. 그냥 웃음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 다시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광우가 돌아온 삼성화재는 그가 기억하는 팀과 크게 달라져 있다. 유광우가 과거 뛰었던 삼성화재는 베테랑과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완성된 강팀이었다. 지금은 젊은 선수들 중심이다. 삼성화재는 최근 8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 시즌에는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유광우는 "고참 선수들이 정말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어린 선수들 위주로 팀이 꾸려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이를 약점으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젊은 팀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그리고 삼성화재와 대한항공, 두 왕조를 모두 경험한 유광우가 생각하는 강팀의 출발점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었다. '문화'였다.
그는 "우승하는 선수들은 정말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신중하게 다가간다. 그런 문화를 깨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한다. 그런 게 유지되면서 전통이 이어지고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금 삼성화재는 그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과정에 있다. 유광우와 함께 합류한 베테랑 리베로 부용찬, 그리고 틸리카이넨 감독도 선수들에게 새로운 팀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유광우가 이번 시즌 맡아야 할 역할이 단순히 좋은 토스를 올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 이유다. 더구나 사령탑은 익숙한 얼굴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에서 유광우와 함께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만들었다. 삼성화재 부임 이후에도 유광우가 자신의 배구를 이해하고 코트에서 리더십을 보여주는 선수라고 공개적으로 신뢰를 나타냈다.
유광우에게 전한 주문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유광우는 "항상 꾸준함인 것 같다. 감독님이 호기심 있는 배구, 창의적인 배구를 원하시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많이 생각하면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비시즌 삼성화재가 만드는 배구의 핵심은 '스피드'와 '스마트함'이다. 유광우는 빠른 토스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스피드를 높이면서 정확성을 유지하고, 세터가 어느 정도의 공을 올렸을 때 공격수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서로 이해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펠리페 호키를 비롯한 공격수들과도 끊임없이 대화한다.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닌 만큼 세터 한 명이 공격수에게 일방적으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코트에 서는 여섯 명이 함께 새로운 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19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몸은 예전과 같지 않다. 유광우는 이를 누구보다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20대 때랑은 아침이 다른 것 같다. 20대에는 자고 일어나면 괜찮았는데 30대가 또 달랐고, 40대가 되니까 또 다른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조금 무서울 정도다"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그래도 훈련에서 빠지려 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와 의무팀이 운동량을 조절해주면 주어진 훈련만큼은 최대한 소화하려 한다. 베테랑이라는 이유로 한발 물러서기보다 젊은 선수들과 같은 코트에서 직접 부딪히는 것을 택했다.
후배 세터들을 대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경험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한다. 특정 세터 한 명만 틸리카이넨 감독의 시스템을 이해해서는 긴 시즌을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광우는 "누구 한 명이 뛰는 것이 아니라 세터 모두가 이 시스템을 알아야 한다"라며 "어느 상황에서 누가 들어가더라도 우리가 하는 배구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선수들과 다 같이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광우의 시선은 결국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삼성화재에서 시작해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을 거쳐 다시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왔다. 이미 누구보다 많은 우승을 경험했지만 아직 멈출 생각은 없다. 오히려 마지막 장면까지 머릿속에 그려놓았다.
유광우는 "처음 왔던 곳에서 다시 한번 정상을 찍어보면 제가 그만둘 때 조금 더 값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들어왔을 때도 정상이었지만 나갈 때도 정상에서 나간다면 정말 뿌듯하고 제 선수 생활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렇다고 은퇴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유광우는 여전히 '우승을 가장 많이 한 선수'라는 자신의 기록을 더 늘리고 싶어 한다.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업적을 남기는 것이 남은 선수 생활의 또 다른 목표다. "아직 마무리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냥 앞만 보고 가고 있다"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19년 전 유광우가 처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을 때 팀은 정상에 있었다. 9년 만에 돌아온 지금 삼성화재의 위치는 정반대다. 그래서 이번 귀환은 추억을 위한 마지막 여정이 아니다.
두 개의 왕조를 직접 경험한 41세 세터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이기는 문화'를 다시 친정에 심는 새로운 도전이다. 시작했던 곳에서 다시 정상에 서는 것. 유광우가 그리고 있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 장면은 아직 한참 남아 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