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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자산시장에서 이탈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줘.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이란 전쟁의 포연이 중동 상공에 자욱한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가장 먼저, 가장 깊게 흔들리는 지점은 아시아와 신흥국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는 이 한 주 동안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110억달러를 빼내며 2022년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돈을 거둬들이고 있다.
대만에서는 79억달러가 순식간에 빠져나갔고, 한국과 인도에서도 각각 1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이와 별도로 신흥국 통화 지수가 1.4%, 주식 지수가 6% 넘게 밀리며 팬데믹 발발 이후 최악의 주간 낙폭을 기록 중이다.
인공지능(AI) 도구를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면 최근 상황은 '유가 쇼크'에 국한되지 않고 에너지와 달러 강세, 자본 유출까지 3중 충격에 해당한다.
첫 번째 축은 에너지 가격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란과의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을 직접 위협하면서 세계 원유와 LNG 공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병목이 전략 무기로 변했다고 진단한다.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한국, 인도, 대만 같은 아시아 국가에게는 곧바로 무역수지 악화와 에너지 비용 상승이라는 부담이 된다.

두 번째 축은 달러다. 중동 전쟁과 에너지 비용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이틀 만에 1퍼센트 넘게 뛰었고, G10과 아시아 통화 대부분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세 번째 축은 자본 유출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가 한국과 대만, 인도 등 'AI 수혜주 시장'에서 수십억달러를 빼내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강달러, 자본 유출이 동시에 전개되면 신흥국의 취약성은 국가별로 다르게 드러난다. AI가 IMF와 BIS 통계를 기반으로 도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유가가 100달러 수준에서 여섯 달간 유지되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 근처로 재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은 경상수지가 빠르게 악화되고 통화가 추가 약세 압력을 받는다.
모건스탠리와 리피니티브의 리포트를 AI로 교차 분석해 보면, 대외부채가 짧고 외환보유액이 얇은 국가일수록 통화 가치 하락과 국채 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확률이 높고, 이는 결국 긴축적인 통화 정책과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아시아 내부에서도 위험의 수위는 다르다. 라이온글로벌인베스트먼츠의 아시아 마켓은 이번 이란 충돌이 일본, 한국, 인도, 대만 등 에너지 수입국의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다만, 이번 충격이 1990년 걸프전처럼 장기간 에너지 공급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낮고, 지정학적 공포가 극대화된 국면에서 아시아 주식시장 전체를 '영구 손상'된 자산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월가는 이번 미·이란 전쟁의 경제적 충격이 신흥국만의 위기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모건스탠리는 호르무즈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휘발유 가격 상승과 소비 둔화, 그리고 연준의 통화정책 딜레마라는 세 가지 악재가 불거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모델에서는, 유가가 높고 물가 압력이 재상승하는 상황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 고부채와 높은 자산 가격을 안고 있는 미국 경제가 '느린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블랙록 역시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상수가 되는 환경에서는 국채와 주식 모두 장기적으로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받게 되고, 이는 결국 선진국 자산에도 밸류에이션 조정 압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higrace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