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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안철수, 서울 부동산정책 발표.."1주택자 취득세·재산세율 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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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비현실적 35층 제한으로 효율적 토지 이용 막아"
"무주택자 DTI·LTV 완화...5년간 주택 74만호 공급할 것"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주택공급과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한 서울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민간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향후 5년간 주택 총 74만6000호 공급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규제완화를 통해 "1주택자의 취득세와 재산세율을 낮춰 세금 폭탄을 막겠다"며 "일정 기간 이상의 무주택자에게는 규제지역이라 하더라도 DTI, LTV 등 대출 제한을 대폭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정책을 공개했다.

안 대표는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은 한마디로 총체적 실패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폭망'한 정책은 24타수 무안타, 바로 부동산 정책"이라며 "특히 서울시는 벽화 그리기 등 엉뚱한 도시재생사업에 수조 원의 혈세를 쏟아 붓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고 질타했다.

안 대표는 이어 "서울시의 비현실적인 35층 층고 제한으로 도심의 효율적인 토지이용과 개발도 막고 있다"며 "또한 조합원들의 이익을 무시한 과도한 재개발, 재건축 규제는 주거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부동산 동맥경화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정부 주도형 주택공급정책'과 서민 주택정책을 중심으로 추진했지만, 저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민간주도형 주택공급정책'으로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행복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안 대표는 주택공급 정책으로 ▲청년들을 위해 청년 주택바우처 제도와 보증금 프리제도를 도입하고, 청년임대주택 10만호 추가 공급 ▲3040, 5060 세대를 위한 40만호 주택공급 ▲정비사업 용적률 최대한 완화로 총 30만호 주택공급을 제시했다.

그는 규제완화 정책으로는 ▲1주택자 취득세와 재산세를 토지공시지가와 공동주택공시가격 인상분만큼 연동해 세율을 인하해 예전과 같은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조정 ▲일정 기간 이상 무주택자에게는 규제지역이라 하더라도 DTI, LTV 등 대출 제한 대폭 완화 ▲부동산 청약제도를 혁신해 가입자 연령대별 쿼터제 도입 추진 ▲임대차 3법의 문제점 개선 요구 ▲중앙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관련 권한을 일부라도 지방정부에 이양를 내세웠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1.14 kilroy023@newspim.com

다음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발표한 부동산대책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서울시민 여러분.
노원구 상계동에서 사는 서울시민 안철수입니다.

2021년 새해가 밝았지만, 대한민국은 지금 희망을 이야기하기엔 너무도 엄중한 상황입니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비상식적인 정책으로 경제의 기저질환이 깊어가는 와중에, 코로나19의 장기화 여파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K-방역 자화자찬하느라 백신 확보는 너무나 늦었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고무줄 잣대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서민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은 한마디로 총체적 실패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폭망'한 정책은 24타수 무안타, 바로 부동산 정책입니다.

성실하게 일하던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이생집망'이 된 지 오래입니다.
스물다섯 살 청년이 백 살이 될 때까지 모아야 겨우 작은 아파트 하나 장만할 수 있는 이 기막힌 현실에서, 청년들에게 남은 건 절망뿐입니다.
현실을 외면한 대출 규제 정책은 실수요 서민들을 사채시장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임차인은 전월세 가격 폭등과 물량 부족에 고통받고, 임대인은 부동산 3법과 세금 폭탄 때문에 팔 수도, 가지고 있을 수도 없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 소속 지자체는 지속적인 규제로 부동산 시장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양질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해야 할 책무를 내팽개쳤습니다.
특히, 서울시는 벽화 그리기 등 엉뚱한 도시재생사업에 수조 원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합니다.
서울시의 비현실적인 35층 층고 제한으로 도심의 효율적인 토지이용과 개발도 막고 있습니다.
또한 조합원들의 이익을 무시한 과도한 재개발, 재건축 규제는 주거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부동산 동맥경화를 불렀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집값만큼은 자신 있다"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폭등을 부추기고 방조했습니다.
일이 이 지경이 되고 나서야 정부는 공급을 말하지만, 방향이 틀렸습니다.
국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조건으로 집을 공급할 생각은 하지 않고, 도심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묶어 둔 채 3기 신도시라는 숫자 놀음으로 희망 고문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부동산 정책이 엉망이 된 것은 자신들의 머릿속에만 있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낡은 이념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공공이 틀어쥐고 좌지우지하면서 시장은 무시하는 '부동산 국가주의' 때문입니다.

집 한 채 가진 사람까지도 투기꾼으로 보는 잘못된 시각을 교정하고,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을 시장원리에 바탕을 둔,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저 안철수는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 숨 쉬게 하는 부동산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제까지 문재인 정부는 '정부 주도형 주택공급정책'과 서민 주택정책을 중심으로 추진하였지만, 저 안철수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민간주도형 주택공급정책'으로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행복한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
'민간주도형 공급정책'은 민간에게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행정적 지원 등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민간이 위주가 되어서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오늘은 주택 공급정책과 규제 완화 정책의 두 가지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주택공급정책입니다.

서울시 주거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부동산 폭등에 따른 절망적인 주거환경으로 지옥고를 전전하는 청년들이 다시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 청년 도시 서울을 재건하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주거 안정과 주거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제대로 된 청년임대주택을 공급하겠습니다.
또한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소외되었던 3040, 5060 세대를 위한 주택 공급과 민간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통해, 향후 5년간 주택 총 74만 6천 호 공급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첫째, 청년들을 위해 청년 주택바우처 제도와 보증금 프리제도를 도입하고, 청년임대주택 10만호를 추가로 공급하겠습니다.

먼저 정부가 대량공급하고 있는 청년 주택 30만 실에 대한 실태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보증금은 수천만 원에 이르고, 수십만 원의 월세에다 관리비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결코 청년들이 감당하기 힘든 비싼 주택인 것입니다.

따라서 청년들을 외곽으로 내쫓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서울 시내에서 거주하면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어려운 청년들에게 청년 주택바우처 제도를 도입하여 관리비를 지원하겠습니다.

당장 집을 살 수 없는 청년과 서민의 전·월세 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기관·보증기금과 연계한 '보증금 프리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이는 민간 임대업자와의 협약을 통해 보증금을 보증보험으로 대체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신혼부부에겐 청년 주택 우선 입주 및 10년 거주권을 보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공급 물량 확대를 위해 국철 및 전철을 지하화한 상부공간에 주상 복합형태의 '청년 메트로 하우징' 5만 호를 건설하겠습니다.
땅값을 포함하지 않고 저층의 상업시설 분양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임대료를 대폭 낮출 수 있으며, 주거 빈곤층 청년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시 소유의 유휴공간과 노후 공공청사 부지, 주차장, 공공임대주택 재건축 등을 통해 5만 호를 건설할 것입니다.
비교적 소규모 단지가 되겠지만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방안입니다.

이렇게 저소득 청년들에게 청년임대주택 총 10만 호를 공급하겠습니다.

둘째, 3040, 5060 세대를 위한 40만 호 주택공급을 추진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신혼부부 희망주택은 20만 호, 청년임대주택은 30만 호로, 2030세대를 위한 정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무주택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3040 세대의 주택 확보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공급 기조를 가져가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세권, 준공업지역 개발은 물론, 서울 시내에서 활용 가능한 가용부지, 용도를 다하지 못하는 개발제한구역 부지, 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 각종 유휴 부지를 활용하여 공급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재개발사업 등 정비사업을 하지 못하는 지역은 마을 주차장을 확보하는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사무소, 파출소 등을 증축하여 동네 유아방, 동네 유치원, 방과 후 교실 등을 확보함으로써 양육을 책임지는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

또한, 부모 세대와 자녀 가족이 같은 단지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증가되는 용적률 일정부분을 5060 세대에게 우선 분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역세권, 준공업지역 개발, 유휴부지 등을 통한 주택 총 40만 호를 3040 세대와 5060 세대가 집 걱정하지 않도록 안분하여 우선 공급하겠습니다.

셋째,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최대한 완화해 줌으로써 정비사업을 통한 주거환경개선과 함께 총 30만 호 주택공급을 달성하겠습니다.

먼저,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 정비사업이 부진한 지역을 중심으로
'민간개발과 민관합동개발방식' 등을 적극 추진하여 20만 호 공급을 유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 재건축사업은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활성화하고,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는 재개발사업에는 주민과 합의하여 용적률을 상향하는 대신 임대주택 공급 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겠습니다.
이렇게 정비사업 추진과정에 주민의 의사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해
용적률 상향, 근린생활시설 지원, 도시기반시설 등 적정 수준의 공공기여로 공공성과 사회성 그리고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겠습니다.

아울러 정비사업지구 내 사업은 아파트를 신축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어, 종상향 등을 통해 10만 호를 추가로 공급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심 아파트 리모델링도 활성화하겠습니다.
리모델링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통합 행정으로 사업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지금까지 설명의 편의를 위해서 각 부문별로 10만 호 단위로 말씀드렸지만, 세부적인 분석을 거쳐 합산한 총 공급양은 74만 6천 호입니다.

다음은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부분입니다.

첫째, 부동산 세금을 확 낮추겠습니다.

일주택자의 취득세와 재산세의 경우, 토지공시지가와 공동주택공시가격 인상분만큼 연동해 세율을 인하하여 예전과 같은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조정하겠습니다.
중앙정부가 올린 증세분을 지방세 세율 인하로 상계하면 '세금 폭탄'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고가주택의 기준도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합니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이 4천만 원을 넘었습니다.
12년 전에 만든 기준을 계속 적용하는 것은 세금 폭탄을 때리기 위한 방편일 뿐입니다.

그리고 소득이 낮거나 없는 사람들은 종합부동산세를 집을 팔거나 상속·증여 시 낼 수 있도록 '이연제도 도입'을 추진하겠습니다.

집값은 정부가 올려놓고 국민은 몇 달 치 월급을 세금으로 뜯기는
무자비한 수탈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둘째,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도록 추진하겠습니다.

일정 기간 이상의 무주택자에게는 규제지역이라 하더라도 DTI, LTV 등 대출 제한을 대폭 완화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열어 드리겠습니다.
또한 임대주택에서 자가로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도록 시장의 자율성도 강화하겠습니다.

셋째, 부동산 청약제도를 혁신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시민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약 613만 3천 명이며, 이 중 1순위 가입자가 약 336만 9천 명이나 됩니다.
공급을 아무리 늘려도 경쟁률이 몇백 대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젊은 세대가 당첨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가입자 연령대별 쿼터제를 도입하도록 추진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청년 및 젊은 층에게 더 많은 당첨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넷째, 임대차 3법의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요구하겠습니다.

전월세신고제 등 의무이행 여부를 점검할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밀어붙이는 바람에 전월세 시장의 혼란이 극심합니다.

임차인 보호 조항은 일부 개정하여 소유자의 실거주 요건을 완화하고, 계약갱신을 연장하는 횟수만큼 임대인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면, 전월세 시장의 불안 요인을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 중앙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관련 권한을 일부라도 지방정부에 이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지방정부가 가장 잘 알고 있음에도 중앙정부만이 규제와 규제 완화 권한을 가지고 있어 적절한 시장 대응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소한 규제관련 결정 권한은 일부라도 지방정부에 이양되어야 합니다.
제가 시장이 되면 중앙정부와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관철시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서울시민 여러분

지금까지 말씀드린 계획들은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꼭 추진하려고 하는 정책들만 말씀드린 것입니다.
사실 주택정책에 있어 서울시장의 권한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시장의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정책변화가 필요합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서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먹고, 사는 문제입니다.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어도, 오늘 밤 내가 쉴 곳을 걱정하는 삶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능력도 안 되면서 모든 것을 통제하다 결국 시장을 엉망으로 만든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국가주의, 반드시 철폐하겠습니다.

팔지도 못할 내 집값 올랐다고 몇 달 치 월급 털어가는 황당한 세금 폭탄, 기필코 막아내겠습니다.

시장의 자율기능을 중심으로 부동산정책을 개편해 임대인도, 임차인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서울,
청년이 아파트에 미래를 저당 잡히지 않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서울, 우리 서울시민들과 함께 꼭 만들겠습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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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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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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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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