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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업역 칸막이' 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 강행…업계 "전문성 ↓ 생존권 위협"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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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물유지관리업, 2024년 1월부터 완전 폐지
업계 "종사자 5만명 실직, 절차상 위헌" 반발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부가 건설업종 개편의 일환으로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폐지하고 종합건설업 또는 전문건설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강행하면서 업계 반발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건설업종간 칸막이를 없애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이지만 시설물유지관리업계에선 그동안 축적해온 유지관리 기술 등이 사장돼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건설산업 업역‧업종 개편 일정 [자료=국토부 제공] 2020.09.15 sun90@newspim.com

◆1995년 도입된 시설물유지관리업, 2024년부터 완전 폐지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현재 28개인 전문건설업을 2022년부터 14개로 업종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은 이와 별도로 2023년 말까지 종합 또는 전문건설업으로 업종 전환될 예정이다.

아울러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상 유지보수공사를 신설하고, 신축 공사실적 유지보수의 세부공종별 실적을 구분해 관리한다. 건설공사 소비자인 발주자는 분야별 유지보수 실적을 고려해 건설업체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2038년이 되면 30년 이상 대규모 SOC(1종‧2종) 시설의 비중이 6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설물 노후와에 따른 안전 확보를 위해 유지보수 시장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은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도입된 건설업종이다. 1995년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시특법)'이 제정‧공포되면서 법적근거가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 25년간 이어져온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폐지하는 대신, 2023년말까지 3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기존 사업자는 자율적으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전문건설 대업종(통합 업종) 3개 또는 종합건설업(토목 또는 건축)으로 전환할 수 있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이 폐지되는 2024년 1월부터는 전문 대업종 중 1개로 자동전환 된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가 업종 전환을 하면 추가 자본금·기술자 보유 등 등록기준 충족 의무는 2026년 말까지 면제해준다. 이는 업종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또 조기에 대업종으로 전환한 경우에는 전환시점에 따라 차등화해 기존 유지보수 실적을 최대 50%까지 가산해주고, 2023년 말까지 종전 시설물유지관리 사업자 지위를 인정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한국시설물유지관리협회 회원사들은 지난 7월 15일 오후 세종시 국토교통부 세종청사 앞에서 시설물유지관리업종 폐지를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한국시설물유지관리협회 제공] 2020.09.15 sun90@newspim.com

◆업계 "5만명 종사자 생존권 위협‧절차장 위헌소지" 반발

정부가 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를 예고하자 업계에선 "생존권 위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계획에 따라 종합‧전문건설업간 업역 규제가 함께 폐지되면서 시설물유지관리 분야는 기존 사업자뿐만 아니라 종합‧전문건설사업자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관계자는 "전국 7200여개의 시설물유지관리사업체에 소속된 기술자만 6만9000명, 일반 직원까지 포함하면 10만명이 넘을 것"이라며 "업종 폐지로 발생하는 실직자 수는 5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25년간 시설물유지관리업체들이 축적해온 유지관리 관련 경험과 신기술·특허 등이 사라져 유지관리 기술은 퇴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또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폐지하는 절차에 위헌소지가 있다며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협회가 최근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관련 검토를 의뢰한 결과, 건산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는 행정권에 의한 입법권 침해를 초래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즉, 건산법 시행령 개정으로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폐지하면 '유지관리업자'를 명시한 시특법, 기반시설관리기본법 등 현행 법률 집행이 불가능해지고, 이는 법에서 정한 시설물 설치, 유지, 보수 등 공사를 할 수 없는 입법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권혁진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건산법, 건산법 시행령, 시특법 개정 작업을 병행해서 하고 있다"며 "여러 기관에서 자문을 받았는데, 이러한 법률 개정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영세 사업자 보호를 위해선 일정 시공능력평가액 미만 영세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 '소규모 유지보수 공사(도급제한)'를 도입하고, 추가 자본금, 기술자 보유 등 등록기준 충족 의무를 2029년 말까지 3년 추가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업계는 헌법소원, 전문업종 간 연대 집회 등 건설업종 개편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의견 수렴을 하는 듯 했지만,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며 "위헌소송 등 법적 대응뿐만 포장공사업 등 반발하는 전문건설업종과 연대해 집단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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