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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화웨이 제재 발효, 중국이 걱정하는 3대 '최악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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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한국·일본 반도체 업계 매출 축소 우려
화웨이의 수주 공백 메울 방안 모색 불가피
중국 '5G·반도체 기술 퇴보, 입지 축소' 위기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15일부터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為)의 생존을 위한 '버티기'가 시작된다. 중국 주요 매체와 전문가들은 화웨이 제재가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반도체 공급체인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화웨이가 입을 직접적인 타격이 자국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화웨이가 어렵게 장악한 5G 통신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쓰러질 경우 반도체 산업의 패권이 서방 세계로 넘어가고, 제2의 '화웨이'를 만들기 위해 중국이 다시 100년을 절치부심해야 하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5G 선점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15일부터 미국 기업의 기술을 조금이라도 활용한 반도체 기업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조치했다. 쉽게 말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전면 차단하는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사실상 미국이 허가를 내줄 리 만무한 만큼 화웨이는 그간 비축해둔 재고에 의존해 버티며 미국이 제재를 풀어줄 날만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이번 사태로 그간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해온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전세계화·분업화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화웨이와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얽혀있는 한국∙일본∙대만의 반도체 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新聞) 신문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한국∙일본∙대만 기업이 약 2조8000억엔(약 31조2800억원) 규모의 부품 공급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반도체 외에 배터리와 기판 등 기타 제품까지도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반도체 업계의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체인에 미칠 파급력은 최근 며칠간 드러난 '화웨이 효과'를 통해서도 가늠된다. 

화웨이는 제재 발효일이 임박하자 그 절박함을 보여주듯 막판 수급에 열을 올렸다. 최근 화웨이는 특별 화물전용기까지 띄워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생산한 '기린9000' 칩 1000만 개를 사들였다. 이는 600억 위안(약 10조4160억원)에 달하는 가치로, 화물전용기를 띄우는데 소요된 비용까지 더하면 화웨이는 역대 최고로 비싼 전용기를 띄운 셈이다. 중국기금보(中國基金報)에 따르면 이번에 화웨이가 화물전용기를 띄우는데 사용한 비용은 약 600만~700만 대만달러(약 2억4300만~2억84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화웨이의 대량 사재기 행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업체들의 매출을 역대 최고치로 끌어올려주고, 한 국가의 수출 지표마저 치솟게 만들었다. 해당 기업들은 화웨이의 공백에 따른 수주 부족분을 메워줄 대체 기업을 물색하며 화웨이 사태가 불러올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 대만, 업체 매출 넘어 수출 지표도 흔든 '화웨이 효과'

시장에서는 그간 화웨이로부터 큰 비중의 매출을 거둬들여온 대만 업체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한다.

대만 경제일보(經濟日報)에 따르면 최근 화웨이가 급발주에 나서면서 TSMC, 미디어텍(聯發科∙ Mediatek) 등 20개가 넘는 현지 반도체 업체들의 8월 영업수익(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3.21% 늘어나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화웨이가 설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 화웨이하이쓰(華為海思·하이실리콘)를 대신해 시스템온칩(SoC)을 생산하는 TSMC의 8월 영업수익은 1229억 대만달러(약 4조9800억원)로 전월대비 16%, 전년동기대비 15.8% 늘어,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8개월간 거둬들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1% 늘었다.

TSMC의 지난해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 중 400억 위안(약 6조9320억원)은 화웨이로부터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출의 14%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화웨이는 TSMC의 2위 고객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류더인(劉德音) TSMC 회장은 "화웨이를 잃고 싶지 않다"고 밝히며, 화웨이가 TSMC의 주요 고객임을 다시 한번 시사했다. 

대만 팹리스업체 미디어텍의 8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한 327억1600만 대만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양대 대표 대만 공급상 외에 노바텍(聯詠∙Novatek), 포컬테크(敦泰∙FocalTech), 리얼텍(瑞昱∙Realtek) 등 기타 대만 팹리스 업체들의 8월 매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르웨광(日月光∙ASE), 신텍(精材∙XinTec), 중화정밀테크(精測∙CHPT) 등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 및 기판 공급 업체 또한 8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와 함께 대만의 8월 수출액은 311억7600만 달러로 전월대비 10.6%, 전년동기대비 8.3% 늘었다. 사상 최초로 월간 기준 수출 3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그 중 전자부품 수출은 124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9.1% 늘었다. 8월 수출액에서 화웨이의 주문액은 10~15억 달러를 차지했다. 

대만 차이신미디어(財信傳媒) 셰진허(謝金河) 회장은 "화웨이의 주문 효과가 대만 경제에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8월 대만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화웨이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평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경제뉴스 전문매체 쥐헝왕(鉅亨網∙CNYSE)은 '화웨이의 긴급 발주는 사탕이자 독약'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도하며 "대만의 화웨이 공급상들이 화웨이의 긴급 발주로 인해 단기적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9월 15일 이후 이들 업체의 실적은 화웨이의 공백에 따른 수주 부족분을 메울 수 있을 지 여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셰 회장 또한 "화웨이로의 공급이 중단되면 대만 공급상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면서 "더 나아가서는 대만 수출까지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만 공급상들은 9월 중하순 이후부터 화웨이의 공백을 대체할 방법을 강구해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셰 회장은 미디어텍의 경우 TSMC에 비해 화웨이에 대한 출하량 비중이 더욱 높은 만큼, 공급을 중단할 경우 TSMC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일 반도체 업계 '고객 다원화로 화웨이 위기 돌파' 

'화웨이 효과'는 대만 반도체 업계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화웨이에 대한 칩 공급 금지령 발효 시한이 다가오면서 화웨이가 긴급 발주를 늘리자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수주 또한 크게 늘어났다.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10일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2% 감소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무선통신기기(-14.9%), 석유제품(-47.0%), 자동차부품(-7.9%)의 수출은 부진했지만,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3.2%나 늘었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9.7% 증가해 국가별 수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한국 기업으로부터 11조8500억원 어치의 제품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의 대중국 전자장비 수출액 전체의 6%에 달하는 규모다. 주로 스마트폰용 D램,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반도체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한국 반도체 업체 매출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화웨이의 빈자리를 오포(oppo)·비보(vivo)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의 수요를 통해 메울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경우 오히려 스마트폰과 5G 통신장비 영역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화웨이 전체 부품 공급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번 화웨이에 대한 공급 금지 조치에 따른 더욱 큰 타격이 예상된다. 

2018년 기준 화웨이의 92개 공급 업체 중 일본 기업은 11개사로 미국과 중국의 뒤를 이었다. 후지쓰, 히로세, 무라타, 소니, 스미모토전기공업, 키옥시아(KIOXIA, 과거 도시바메모리) 등이다.

대표적으로, 소니는 화웨이에 매년 수천억엔에 달하는 규모의 스마트폰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화웨이 등에 공급되는 이미지센서는 소니의 주요 수익원인 만큼, 소니는 미국 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이미지센서 수출 허가 신청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객 다원화'를 통해 화웨이 위기 돌파에 나설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액정패널 업체 JDI(재팬디스플레이)의 경우 오포·비보·샤오미 등 다른 중국 기업에게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 제2의 화웨이 100년 걸릴 수도...3대 최악의 시나리오 

중국 현지 언론에서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중국에 대한 제재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3월 미국 보스턴컨설팅은 보고서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이 대중 무역을 제한하거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할 경우 미국 반도체 산업을 영구적으로 손상시고, 결국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우위 및 선두입지를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미중 갈등 국면 추이를 고려할 때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이 같은 관측의 연장선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화웨이가 무너질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최악의 3대 시나리오'까지 내놓고 있다.

우선, 현재 화웨이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5G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결국 6G 시대에 들어서면 업계 선두 기업으로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 첫 번째다.

다음으로는, 중국이 반도체 핵심 기술 영역에서 장기적으로 퇴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중국 IT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입지가 줄어들면서 기술 패권의 중심축이 서방 국가로 완전히 기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반도체 영역에서 '제2의 화웨이'가 나오기까지는 10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재의 화웨이 사태는 5G와 반도체 등 핵심 기술 영역에서 중국이 철저히 퇴보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pxx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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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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