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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 美 '화웨이 제재' 직격타…관련업계 지형 변화 올까

15일부터 반도체 공급 막혀...디스플레이·부품 시장도 타격
가격 하락에 제재까지 '설상가상'...반도체 기업, 새 수요처 찾기 '분주'

  • 기사입력 : 2020년09월14일 04:16
  • 최종수정 : 2020년09월14일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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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중국 화웨이를 향한 미국의 압박이 한층 거세졌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도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제재 강도를 높인 것이다. 

이번 제재가 반도체를 넘어 삼성, LG 등 디스플레이 기업과 주변 업종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관련 산업 전반의 지형도 변화를 야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SK 반도체 타격 불가피...디스플레이 분야도 후폭풍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미국 장비와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사용해 생산하는 반도체를 화웨이와 그 계열사에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5월 1단계 제재로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어 1년 뒤인 지난 5월에는 화웨이 계열사가 설계한 반도체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2단계 제재안을 내놨다.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가 화웨이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그러다 지난달에는 사실상 화웨이에 모든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도록 하는 수준으로 제재 강도를 높였다.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된 반도체가 없어 공급 통로를 원천 봉쇄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로 인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선두업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타격을 불가피해졌다. 미국의 승인을 받지 않고서는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형 고객 중 하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2%(7조3000억원), SK하이닉스는 11.4%(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반도체를 넘어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디스플레이 생산 필수 부품으로 반도체가 사용돼 영향을 받은 것이다. 

단적으로 스마트폰·TV에 사용하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에는 패널과 각 픽셀을 컨트롤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 탑재된다. 

이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화웨이에 디스플레이 모듈을 공급하지 못하게 돼 단기적으론 매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양 사가 화웨이에 공급하는 물량 비중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화웨이를 향한 미국 제재 여파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화웨이 스마트폰이나 통신장비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불이익을 받게 되서다.

미국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 아니더라도 화웨이가 반도체를 받지 못 해 스마트폰이나 통신장비를 만들지 못하면 연관 부품 업체들 역시 공급처를 잃게 된다.

대표적으로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면서 전파 간섭을 막아주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5G 통신장비 부품이 꼽힌다. 

[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수준 변화' 전망도

이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선 반도체 시장에는 지각변동 수준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새로운 수요처를 찾아야 하는 과제가 급하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화웨이를 대체할 다른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이 화웨이 자리를 대신하려 들면서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 공급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로 인해 수요가 둔화될 수 있으나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이 수요를 늘릴 것"이라며 "중국 내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중국 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판매 확대로 인한 메모리 수요 증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당장 화웨이에게 메모리 반도체를 팔지 못하게 되는 만큼 이들 기업에게는 부정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올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화웨이 제재까지 닥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화웨이가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D램 가격이 소폭 오르기는 했으나 이후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위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과거 진행한 설비투자 결과로 생산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제한되면서 반도체 시장은 공급과잉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화웨이라는 커다란 고객이 사라지게 되면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 미국의 승인이 있으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미국 정부에 승인 요청을 해놓은 상황이다. 

이수미 법무법인 아놀드앤포터 변호사는 최근 무역협회와 진행한 웨비나에서 "화웨이에 적용되는 제품이라면 라이선스를 잠정적으로 거절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며 "법규상 90일 이내로 판단이 나오는데 화웨이와 관련해서는 상무부뿐만 아니라 국방부, 국무성, 백악관이 다 참여해 1년이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모리와 달리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삼성전자 엑시노스 탑재 모델을 늘리고 있는 오포와 비보 등이 화웨이 스마트폰 시장을 대체하면 그만큼 시장 내 영향력이 높일 수 있어서다. 

아울러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경 기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화웨이를 향한 제재가 미국 기업들에게도 손실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이주완 위원은 "화웨이는 인텔이나 퀄컴, 엔비디아, 마이크론, 구글 등 많은 기업들에게 중요한 고객"이라며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 이후 정책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sj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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