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해외 매출, 아모레는 줄고 LG생건은 늘고
아모레, 전사 온라인 채널 매출↑...체질개선 속도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국내 화장품 '투톱'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지난 2분기에도 희비가 엇갈리는 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해외 사업 적자가 지속된 한편 LG생활건강은 재빠른 반등에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여전히 국내에서 화장품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와의 영업이익 격차가 5배까지 확대됐다. 3분기에는 전사적인 온라인 채널 매출 확대로 실적 개선을 꾀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해외사업 적자 지속...발목 잡은 이니스프리
2일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실적으로 매출 1조1808억원, 영업이익 36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 67% 감소한 수준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각 사] |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매출 1조557억원, 영업이익 352억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60% 감소한 수준이다.
양쪽 모두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앞서 아모레G는 매출 1조2786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컨센서스도 매출 1조1172억원, 영업이익 368억원 수준이었다.
해외사업 적자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의 경우 매출(405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사업 매출(3885억원)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 ▲북미 사업 매출(139억원) 36% 감소 ▲유럽 사업 매출(30억원) 38% 감소다.
주력 계열사 이니스프리의 중국 사업 부진이 그룹 해외 실적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니스프리의 매출은 그룹 중국 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분기 이니스프리는 884억원(-40%)의 매출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 내 이니스프리 매장 철수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지난 1분기에는 7개점을 폐점했고 2분기에도 20여개점을 정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중국 내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장 철수 목표는 총 90여개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7.31 hrgu90@newspim.com |
◆화장품 매출 1위 '왕좌' 지켰지만...LG생건과 영업익 격차 5배로
2분기 들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 격차는 10배로 확대됐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문은 2분기 매출 9243억원(-17%), 영업이익 1782억원(-21%)을 기록했다. 매출은 여전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많지만, 영업이익 차이는 약 5배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의 영업이익 격차는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꾸준이 확대됐다. 2018년 2분기에는 242억원 수준이었던 격차는 지난해 2분기 1158억원, 올해 2분기 1420억원까지 벌어지게 됐다.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LG생활건강은 해외 사업에서 '코로나 쇼크' 회복이 빨랐다. 2분기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은 해외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증가했다. 양사 모두 중국 618행사로 온라인 채널 매출이 늘었으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오프라인 출점 매장에서 매출 감소가 있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분기부터 온라인 채널을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사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온라인 채널 매출이 전 계열사에서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온라인 채널의 경우 할인 비율이 높아 매출 증가율 만큼 영업이익 개선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지속된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됐다"며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등 디지털 체질 개선에 집중해 포스트 코로나 시기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