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 기술 활용해 증시 변동성에 대응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인공지능(AI) 자산관리사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서비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체 알고리즘에 따라 시장을 분석해 기존 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 역할을 대신한다. 사람처럼 스스로 배운 지식을 축적해 활용하는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투자 알고리즘 역시 머신러닝에 따라 계속해서 변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6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 가입자 수는 약 18만6000명이다. 지난해 말 대비 40.75% 증가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증권사 6800명 △자산운용자 4100명 △투자자문사 1만1000명 △은행 16만4000명이었다.
총 가입자 증가 추세도 눈에 띈다. 2017년 말 3만8000명 △2018년 말 5만7000명 △2019년 말 13만2000명으로 성장했다. 특히 2018년 말부터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약 5만여명이 신규 가입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다루는 금액 규모도 마찬가지로 커졌다. 올해 3월 기준 가입 금액은 총 1조1285억원이었다. 전기 대비 20.91%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은행이 1조10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연도별로는 △2017년 말 4200억원 △2018년 말 6700억원 △2019년 말 9300억원이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하락장에서 시장 대비 안정적 수익률을 거뒀다. 투자 안정성이 검증된 43개의 로보어드바이저로 구성된 'R*그룹'은 지난달 기준 3개월 이상 수익률에서 안정추구형 -3.99%, 위험중립형 -5.99%, 적극투자형 -8.72%로 모두 손실을 기록했지만, KOSPI200 수익률 -9.27%보다는 높았다.
특히 글로벌 증시 폭락장이 이어졌던 지난 3월 말 기준 이루다투자일임의 '아이로보 글로벌 자산배분 안정추구형1'은 한달 기준 약 -1%대의 수익률을 기록해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콤 관계자는 "수익률과 금리를 비롯해 시장 상황에 따라 자동적으로 투자 비중을 조절해 리스크를 배분한 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로보어드바이저별 연환산 수익률은 신한금융투자의 신한-콴텍 가치투자 주식형 2호(적극투자형)가 24.31%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키움증권의 키움 멀티에셋(적극투자형) 7.11%, 삼성증권의 삼성 POP Core포커스(적극투자형) 6.78% 등 순이었다.
반면 손실 순으로는 신환-콴텍 가치투자 해외주식형 1호(적극투자형)이 -11.37%으로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그 뒤를 NH투자증권의 NH로보 ETF형 모멘텀(적극투자형)이 -7.09%, 신한-콴텍 가치투자 주식형 1호(적극투자형) -6.40% 등이 잇따랐다.
다만 아직까지는 은행의 무료 추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따른 가입자 비율이 높다는 점은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의 약점이다. 무료 시장을 제외하고 실제 고객들이 운용 수수료 등을 내는 국내 유료 시장만 합산한다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는 총 193억원 수준으로 현저히 작아진다.
증권사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최대 강점은 인간의 주관이 아닌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한다는 점"이라며 "그만큼 시장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유료 시장의 규모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