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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와 위안부는 다른데…이용당해", 정의연 30년 역사 '위기'

"정대협이 위안부 팔아먹었다"...이용수 할머니, 울분 토해

  • 기사입력 : 2020년05월25일 16:59
  • 최종수정 : 2020년05월25일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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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피해 할머니들을 대변했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30년 역사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과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을 강하게 비판해서다.

이용수 할머니는 25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대협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30년간 이용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은 (일제 강점기에)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들로 해야 하는데 생명을 걸어놓고 끌려갔다 온 위안부를 이용했다"며 "(정대협이) 위안부를 팔아먹었다"고 일갈했다.

이 할머니가 강하게 비판한 정대협은 1990년 설립된 시민단체다. 1988년 이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한 여성단체 37개가 연합해 정대협을 결성했다. 윤정옥 당시 이화여대 영문학과 교수와 여성 활동가들이 정대협 설립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윤정옥 교수는 1980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조사를 시작했다. 1998년 초 일본 답사를 나선 윤 교수는 1988년 한국교회여성연합회(한교여연) 주최 세미나에서 정신대 답사를 보고했다. 윤 교수는 답사기를 한겨레 신문에 연재했다. 당시 한교여연 소속 여성 활동가인 김신실과 김혜원도 윤 교수의 일본 답사에 동행했다. 이를 계기로 정대협이 출범했고 위안부 문제 운동 토대를 닦았다.

정대협은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 사과를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 연행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공식 사과 및 진상 규명, 희생자를 위한 위령비 건립, 생존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 위안부 문제 관련 역사 교육 등을 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다.

[대구=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관리 부실과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mironj19@newspim.com

1991년 8월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의 첫 공개 증언이 나온 후 정대협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1993년에는 정부와 국회에 요구해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생활안정지원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특히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를 시작했다. 수요집회는 거리 행진, 사진전 등을 통해 여론을 확산시켰고 30년의 세월이 흐르는 시간동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세상에 알렸다. 

정대협 외부 활동에서 주목할 점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 이슈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위안부 문제가 한국과 일본 간 문제가 아니라 분쟁 지역에서의 여성 성폭력 문제라고 지적하며 국제사회 연대를 호소했다.

정대협은 2015년을 기점으로 변화의 길에 들어선다. 정대협은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강하게 반발했다.

비슷한 시기에 여러 시민단체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반대하며 또 다른 시민단체 결성을 주도했다. 약 400개 단체와 시민들이 기금 약 10억원을 모아 정의연을 발족했다. 정의연은 피해자 복지 사업과 평화의 소녀상 건립 등에 주력했다.

정대협은 정의연과 2018년 통합하며 지금의 정의연으로 새로 출범했다. 정의연 첫 이사장은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당시 정대협 상임대표)이었다. 통합 정의연은 당시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이 많이 돌아가시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가 운동을 계승해 여성 인권 운동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고민에서 단체를 통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동참했다. 처음 240명이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세월이 지나 18명으로 확 줄었다. 30년 사이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고령 등으로 숨을 거둔 것이다. 현재 살아있는 할머니 18명 평균 연령도 92세에 이른다.

할머니들은 독일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에서 무릎을 꿇고 유대인 학살을 사죄한 것처럼 일본 정부의 책임자가 위안부 문제를 정식으로 사과하고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할머니들 가슴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논란까지 불거지며 정대협 30년 역사는 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따라 할머니들 가슴에 맺힌 응어리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이 할머니는 "제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며 "우리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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