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해동 회장 자녀 배진형·성우도 지분 14% 확보
K뷰티 성장 주춤...헬스케어 중심 투자 단행할 듯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2006년 설립돼 로드숍 전성기를 누린 토니모리가 본업인 화장품 사업 실적이 지속 악화되자 신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토니모리는 올 하반기부터 벤처캐피탈(VC) 사업에 뛰어들며 헬스케어 스타트업 등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1분기만 적자 5배 늘어...신사업으로 눈 돌린 토니모리
2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최근 토니모리는 자회사 토니인베스트먼트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98만주를 49억원에 취득했다. 토니인베스트먼트 지분 51%를 확보한 토니모리는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증자 목적은 토니인베스트먼트가 정식으로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 인가를 받기 위해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기사 라이선스를 얻기 위한 최소 자본금 요건은 100억원이다. 이에 토니인베스트먼트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49억원)도 추가로 단행해 자본 요건을 충족했으며 내달 초 금융감독원에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토니모리가 자회사를 통해 벤처캐피탈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본업의 실적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 토니모리는 2016년 매출 2331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에는 2018년(-50억원) 대비 영업적자를 3억원까지 줄였으나 아직까지 흑자전환은 요원해 보인다.
지난 1분기(1~3월) 토니모리는 영업손실 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4억원) 대비 적자 폭이 5배가량 확대됐다. 매출도 414억원에서 331억원으로 20% 감소했다. 지난해 기존 로드숍 규모를 축소하고 면세점 등으로 제품 납입 비중을 늘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뷰티 담당 애널리스트는 "토니모리 로드숍은 2018년보다 지난해 매출이 더 줄었다"며 "컨시크 등 인디 브랜드 출시와 채널 구조조정이 효과를 내던 가운데 코로나 악재가 끼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뷰티 벤처투자는 심심...헬스케어 스타트업 발굴 나설 듯
토니인베스트먼트는 화장품 기업이 모회사이니만큼 헬스케어와 뷰티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10년 이상 벤처투자 업무를 수행한 김승대 이사 등 총 5명의 운용인력을 영입했다.
문제는 K뷰티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뷰티 스타트업 투자로 이익을 낸 사례가 드물다는 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분야라 최근에 이익 본 사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과거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20억원가량 투자한 미팩토리가 에이블씨엔씨에 인수된 사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한국콜마 지분 매각으로 146% 수익률을 기록한 사례 외에는 주목받은 케이스가 없다.
토니인베스트먼트는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 토니모리도 2018년 신주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바이오벤처 에이투젠의 지분 80%를 3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올 초 에이투젠의 기업가치는 토니모리 인수 시점 대비 5배 이상 높아진 200억원으로 평가됐다.
윤영민 토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신기사 인가를 받고 난 이후 펀드 결성과 벤처투자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성장한 것처럼 토니인베스트먼트에서도 수많은 스타트업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정통 벤처캐피탈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상증자를 마친 토니인베스트는 토니모리 51%,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35%, 배해동 회장의 자녀인 배진형·성우씨가 각각 7% 지분을 갖게 됐다. 장녀인 배진형씨는 1990년생으로 2016년부터 토니모리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hrgu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