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200억 혜택…롯데쇼핑 100억, 신세계 75억 수혜볼 듯
[서울=뉴스핌] 남라다·구혜린 기자 = "고객이 급감하고 임시 휴업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는데, 교통유발부담금 감면이 영업이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부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교통유발부담금을 30% 감면한다고 밝히자 유통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백화점·마트, 문화시설, 전시시설이 부담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올해 부과분에 한해 30% 경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교통유발부담금은 대도시에 위치한 건물 또는 시설물에 대해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정도에 따라 매년 부과되는 준조세다.
그동안 유통업계는 교통유발부담금, 환경개선부담금 같은 준조세 부담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정부가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 코로나19 타격 큰데…교통유발부담금,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규제 숨통조여
현재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백화점은 올 1분기 30% 가까이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는 그나마 생필품 수요로 인해 한 자릿수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출을 꺼려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는데다 비대면 소비 문화 확산도 매출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실적 압박에 교통유발부담금과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의 규제가 더해 유통업체들의 시름이 깊었던 게 사실이다.

실제 그간 대규모 유통업체가 부담하는 교통유발부담금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달한다. 롯데백화점·마트·슈퍼를 운영 중인 롯데쇼핑은 지난해 교통유발부담금으로 410억원을 납부했다. 지난해 법인세(270억원)의 140억원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이 100억원 이상, 이마트가 150억원 이상으로 총 250억원 이상을, 현대백화점은 100억원 이상을 냈다. 교통유발부담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홈플러스, 갤러리아, AK플라자 등까지 더하면 더 커진다.
정부는 1200억원의 세금 감면 혜택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롯데쇼핑은 100억원 이상, 신세계는 대략 75억원 이상, 현대백화점은 30억원 이상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추산된다.
◆ 업계 "환영, 실효성 크다" 반색…진정 안되면 실적악화 불가피
업계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 2~3월까지 백화점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 영업 휴업 일수는 30일 이상이다. 백화점은 코로나 여파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100억원 이상 교통유발부담금이 감면되면 영업이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단히 환영한다"고 반겼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도 "단순히 계산해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려면 20% 마진율이라고 하면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코로나 시국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금 감면 혜택으로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효과가 난다. 상당히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어려운 시기에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마트의 관계자도 "어려운 시기에 정부의 이런 정책은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마트 종사자들에게 결국 이익으로 돌아갈 일이라 전반적으로 환영할 일"이라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 한, 실적 악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는다면 실적은 더 악화될 것"이라며 "이미 온라인에 밀려나 있던 오프라인 업체들은 생존 위기에 처해 있다.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으면 2분기에 실적이 더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nrd812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