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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감부터 차기작까지…봉준호 감독이 직접 밝혔다

기사입력 : 2020년02월19일 16:53

최종수정 : 2020년02월19일 17:04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방전돼 기내식 먹고 10시간을 쭉 잤어요. 생각을 정리하면서 시적인 문구도 남기고 해야 했는데…(웃음)."

봉준호 감독이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어워즈 시즌을 마치고 금의환향했다. 봉 감독은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 긴 레이스를 마무리하는 소감과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2.19 dlsgur9757@newspim.com

가장 먼저 '기생충'을 응원해준 영화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봉준호 감독은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대표와 처음 '기생충'을 이야기했던 게 2015년이다. 그때부터 시작된 '기생충'을 행복하게 마무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봉 감독은 스콜세이지 감독의 오랜 팬이다)이 편지를 보내왔더라. 영광이었다. 개인적인 편지라 내용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마지막에 '그동안 수고했다. 이제 쉬어라. 대신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해라. 나도 그렇고 다들 너의 차기작을 기다린다'고 적혀있었다"고 기뻐했다.

앞서 '기생충'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제77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상시상식 외국어영화상·각본상 등을 휩쓸었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사는 물론 세계 영화사에 큰 획을 그었다.

화려한 수상 이력만큼이나 화제가 됐던 건 봉 감독의 수상 소감. 특유의 재치와 매너로 완성된 그의 수상 소감은 패러디물까지 만들었다. 수상 소감 질문에 머쓱한 듯 웃던 봉 감독은 이내 "(소감을 패러디한)유세윤, 문세윤씨 참 천재적이다. 존경한다. 최고의 엔터테이너"라고 치켜세워 웃음을 안겼다. 

아카데미를 '로컬 시상식'이라 칭한 게 계획된 도발이었냐는 질문에는 "처음 가면서 도발씩이나 하겠냐"고 웃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제 성격을 이야기하다가 칸, 베를린, 베니스는 국제고 아카데미는 미국 중심이 아니냐고 했다. 근데 그걸 미국 젊은이들이 트위터에 올렸더라.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장주연 기자 =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2020.02.10 jjy333jjy@newspim.com

그러면서 그는 수상보다 공감할 작품을 만들어 기뻤다고 털어놨다. 봉 감독은 "'기생충'엔 코미디도 있지만, 빈부격차 등 사회의 씁쓸함이 있다. 달콤함으로 꾸미지 않고 우리 시대를 솔직하게 그리고 싶었다. 대중적 측면에선 위험할 수 있었지만, 그게 우리 영화의 길이었다. 다행히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이 호응해줬고 오스카 전부터 북미와 여러 나라에서도 그랬다. 수상 여부를 떠나 동시대 많은 관객이 공감한 게 가장 큰 의미"라고 뿌듯해했다.

봉 감독은 수상이 차기작에 영향을 주진 않을 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구상하는 작품은 몇 년 전부터 준비했다. '기생충'의 반응, 결과와 상관없다. '기생충'도 늘 그랬든 평상심을 유지하며 찍었다. 어떤 목표를 갖고 찍은 게 아니다. 평소대로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고 그 기조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기생충'은 오는 26일 흑백판 개봉도 앞두고 있다. 봉 감독은 "'마더' 때도 만들었다. 거창한 의도보다 고전, 클래식 영화에 대한 동경과 로망"이라며 "컬러가 사라진 것 말곤 똑같지만, 다른 느낌일 거다.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연기 디테일을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미국에서 제작되는 '기생충' 드라마판에는 프로듀서로 참여한다고 했다. 봉 감독은 "아담 맥케이 감독이 작가로 참여하고 연출은 곧 찾을 거다. 영화의 주제 의식인 빈부 격차 이야기를 블랙코미디, 범죄 드라마로 깊게 파고들 거다. 단 5~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틸다 스윈튼, 마크 러팔로 출연은 정해진 게 없다. 이야기 구조를 논의하는 단계고 순조롭게 첫발을 내디뎠다"면서 "'설국열차' 드라마판이 4~5년 걸렸다. '기생충'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경청하고 있다. 2020.02.19 dlsgur9757@newspim.com

최근 정치권에서 봉준호 감독의 생가 보전·동상 설립을 추진하는 것에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저도 기사를 봤다. 동상이랑 생가를 만든다더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심정으로 넘겼다. 그런 이야기는 죽은 후에 해달라"고 당부해 장내를 폭소케 했다. 

제2, 제3의 봉준호 발굴을 위해서는 모두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짚었다. 봉 감독은 "이 질문을 받으면 항상 제 영화 '플란다스의 개' 이야기를 한다. '플란다스의 개'와 '기생충' 시나리오를 가지고 오면 어떤 영화가 촬영에 들어갈 수 있겠나. 데뷔 후 20여 년간 한국영화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하지만 신인 감독이 모험적인 시도를 하는 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영화가 (영화)산업과 평행선을 이루고 있다. 안타깝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좋은 의미의 충돌이 있었다. 이 활력을 되찾는 게 고민이다. 우리는 1980~1990년에 부흥했던 홍콩영화가 어떻게 쇠퇴했는지 안다. 그 길을 걷지 않으려면 모험을,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면서도 "최근 독립영화를 보니 많은 재능이 꽃피고 있더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끝으로 봉 감독은 "'옥자'가 끝났을 때 이미 번아웃 상태였다. 근데 '기생충'이 너무 찍고 싶어 없는 기세를 영혼까지 긁어모았다. 이제 쉬어볼까 싶기도 한데 스콜세이지 감독이 쉬지 말라고 해서(걱정)"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전 다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다음 작품 시나리오를 한 줄 더 쓰는 게 제가 영화산업을 위해 가능한 최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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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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