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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인정보 삭제 권고에도 '학력·가족직업' 묻는 국토부 산하기관

국토부 산하 22개 기관 중 19개 '학력' 기재
가족 직업·직위·학력·주민등록번호 묻기도

  • 기사입력 : 2020년02월02일 10:30
  • 최종수정 : 2020년02월02일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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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이 기사는 2월 2일 오전 09시0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 인사기록카드에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를 적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출신 학교와 키, 몸무게, 결혼여부 등을 삭제한 인사기록카드 서식을 마련해 국가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국토부도 이러한 인사기록카드를 도입했지만, 관리·감독 대상인 산하 기관들에 대해서는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국토부 산하 22개 기관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게 제출한 인사기록카드를 전수 조사한 결과, 다수 기관에서 학력과 가족사항, 신체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기재하는 인사기록카드 서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 산하 기관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감정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총 22개 기관이다.

22개 기관 중 19개 기관은 인사기록카드에 학력을 적도록 하고 있다. 이중 졸업한 학교 이름을 적는 기관은 14개에 달했다. 한국공항공사와 한국건설관리공사, 코레일로지스, 코레일테크, 항공안전기술원 등 5개 기관은 학교가 위치한 지역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학점을 기재하도록 요구했다.

16개 기관 소속 직원들은 인사기록카드에 가족사항을 적어야 한다. 특히 가족의 직업을 묻는 기관과 동거여부를 확인하는 기관은 각각 8개, 7개로 나타났다. HUG와 코레일테크는 가족의 직장 내 직위, 주택관리공단은 가족의 주민등록번호를 쓰도록 했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가족의 최종학력, 부양여부까지 요구했다.

이밖에 8개 기관은 키와 몸무게, 혈액형 등 신체사항을 요구했고, 출신지(9개), 병역(15개), 결혼여부(7개) 등을 확인하는 기관들도 다수 드러났다. 일부는 노동조합 가입 여부(2개)와 종교(4개), 취미·특기(7개) 등 사항까지 적게 했다.

인사기록카드는 직원의 근무 평가, 부서 이동 등 인사 관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해당 자료에서 제공된 개인정보들이 인사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각 기관은 지난 2017년부터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 중심의 평가를 위해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채용 후 인사 관리에서 학력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블라인드 채용 도입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인사기록카드의 개선은 더딘 상황이다. 일부 기관들은 지난 2018년 국회 국정감사 당시 인사기록카드에서 개인정보를 제외하라는 권고에도, 여전히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실제 HUG가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제출한 '2018년도 국정감사 시정 등 요구사항 조치실적 및 추진계획서'를 보면 인사기록카드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 의견 등을 반영해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계획만 내놓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관할부처인 국토부는 '인사 자율성'을 이유로 산하 기관별 관련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6년 새 인사기록카드 도입 당시 산하 기관에 대한 지침은 없었기 때문에 따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며 "기관마다 인사의 자율성이 있기 때문에 권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각 기관의 개선 의지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에서 관할 부처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동영 대표는 "업무와 상관없는 개인정보를 모으는 것은 직원에 대한 갑질이자 개인정보법 위반으로 볼 소지가 크다"며 "관할부처인 국토부의 각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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