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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활 건 지역관광 활성화, 도시재생사업이 이끌까

4차 국가 관광전략회의서 국내관광활성화 전략 모색
"민간·예술인 주도 사업 필요…지역 교통 확충 절실"

  • 기사입력 : 2019년12월15일 10:01
  • 최종수정 : 2019년12월17일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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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공간의 문화재생사업이 지역마다 한창인 가운데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이 국내관광 활성화에 힘을 실어줄 지 주목된다.

올해 방한 외래객은 174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지역관광 및 지역 내 관광교통 시설 부족, 바가지요금 등 국내관광 활성화를 막는 장애물이 쌓여있다. 중국·일본과 외교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자 정부는 국내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도시재생사업도 그 중 하나다.

[청주=뉴스핌] 이한결 기자 = 12일 오후 청주시 동부창고(복합문화공간) 35동에서 '제4차 국가관광전략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가했다.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지난 12일 이낙연 총리 주재로 청주 동부창고에서 '제4차 국가 관광전략회의'가 열렸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전략회의에서 '동부창고'와 같은 폐산업시설의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이 총리는 "오늘 회의가 열리는 이곳은 담배제조창에서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며 "올해 19만명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방문했고, 청주비엔날레는 35만명이 찾았다. 이는 지방 관광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동부창고는 1964년 문을 연 청주 연초제조창의 담뱃잎을 보관하던 창고다. 7개 동이 남아있으며 현재 5개 동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공연장, 전시장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동부창고 주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첨단문화산업단지가 자리한다. 모두 과거 청주 연초제초장을 문화예술 거점공간으로 기획한 사업의 결과물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는 지난 2014년부터 26개 지역 39개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장, 창고, 학교, 주조장, 군부대 등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경제적 가치를 다하고 사라질 위기에 놓인 공간을 '문화재생' 사업을 통해 되살리는 거다. 현재 22개 유휴공간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개관, 시민 품으로 돌아갔다.

[청주=뉴스핌] 이한결 기자 = 청주시 동부창고 카페C 내 전시된 고정원의 'A Passing Moment'. 버려진 LED 간판 재료를 활용한 것으로 문자가 나열되는 모양은 퍼지는 담배 연기와 흐르는 시간을 표현하고 있다. 또 소리에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요소로 시민들이 함께 예술을 즐기는 예술놀이터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개관·운영 중인 문화재생 공간은 ▲갤러리 온 팩토리(영월) ▲안산시산업단지복지관(안산)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광명) ▲시흥문화발전소 창공(시흥) ▲부천아트벙커B39(부천) ▲캠프그리브스(파주) ▲고색뉴지엄(수원) ▲경기상상캠퍼스(수원) ▲동부창고(청주) ▲조치원 문화정원(세종) ▲148 아트스퀘어(영주) ▲문화대장간 풀무(창원) ▲수창청춘맨숀 (대구) ▲F1963(부산) ▲복합문화지구 누에(완주) ▲삼례책마을(완주) ▲팔목예술공장(완주) ▲나주나빌레라문화센터(나주) ▲담빛예술창고(담양) ▲해동문화예술촌(담양) ▲소촌아트팩토리(광주) ▲예술공간 이아(제주) 등이다.

문체부와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을 진행하는 지역문화진흥원 관계자는 13일 뉴스핌에 "카세트공장(구 쏘렉스공장)에서 문화예술공간으로 바뀐 '팔복예술공장'과 쓰레기 소각장에서 복합문화예술공간이 된 '부천아트벙커B39', 광명시자원회수시설 홍보동에서 국내 최초 업사이클을 주제로 한 전시·교육장인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등을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의 좋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공간들은 콘셉트를 잘 잡아 조성 추진 초기부터 원활하게 잘 운영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청주=뉴스핌] 이한결 기자 = 청주시 동부창고 카페C 안의 기획전시 공간. 이달의 작가로 선정된 정미현의 '자습시간이라 쓰고 낙서시간이라 읽는다'. 수능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인생을 당락짓는 것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수능 시험지에다 자신이 생각을 직접 적어보는 관객 체험형 작품.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이 관계자는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으로 탄생한 모든 공간은 문화적 향유 공간이 부족한 지역에 생긴다"며 "문화화공간이 생기면서 주변 지역 사람들도 찾게되고 사람이 모이면서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부산 F1963이 들어서면서 주변에도 활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이 2014년 시작해 현재 초기 단계다. 사람들이 계속 찾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단순하게 시설을 짓겠다고 접근한 지역도 있다.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문화 공간을 꾸리는 등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아쉬워했다.

'동부창고'는 갤러리와 공연연습실, 목공예실, 카페 등 공간으로 구성된다. 2014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2015년 개관하고 사업별로 순차적으로 문을 개방했다. 동부창고 재생사업을 담당하는 박종명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전임에 따르면 3~10월 클래스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연말에는 축제를 꾸려 관람객과 함께하고 있다. 개발 중인 2개동 중 한 건물에서는 영화 '덕혜옹주'를 촬영하기도 했다. 덕혜옹주가 해방 이후 한국으로 귀국하려다 입국을 거절 당한 장면이다.

[청주=뉴스핌] 이한결 기자 = 청주시 동부창고 카페C 안의 기획전시 공간.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목공예와 힐링푸드 클래스 등을 운영한 동부창고를 방문한 지난해 관람객은 8만2000명이다. 박종명 전임에 따르면 이는 공연과 마켓, 콘서트를 예약하고 관람한 이들을 집계한 것으로 실제 방문객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창고가 자랑하는 공간은 '카페C'다. 'C'는 청주(Cheongju), 문화(Culture), 탄소(Carbon)의 영어단어 앞글자에서 따왔다. 박 전임은 "탄소는 무엇과 만나 확장하려는 성질이 있는데, 카페C에서도 다양한 예술활동 등이 확장돼 펼쳐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차를 마시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과 지역 작가들의 전시 공간이 공존한다. 이들 작품으로 인테리어가 돼있다. 시민들과 함께한 예술 클래스의 결과물도 관람할 수 있다. 일부 나무 테이블은 폐목을 활용해 만든 것으로 동부창고 목조 트러스 천정 구조물의 형태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이는 아뜰리에 201이 제작한 '탱지(오래 버티거나 배겨냄)'다.

건축물 자체도 볼거리다. 과거 담배 제조창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도 이곳만의 재미다. 나무 천장도 과거 그대로 남겨뒀다. 조명도 전등만 교체한 것으로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 여행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청주=뉴스핌] 이한결 기자 = 청주시 동부창고 카페C 안의 전시공간.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김남조 한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유휴공간의 문화재생이 국내 관광활성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예술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더해진다면 지역을 표현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문화재생 공간에 문화예술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거다. 예술인들 재능이 그곳에서 펼쳐지면 공간 자체가 새로워진다. 도시재생사업에 있어 문화예술인들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고 말했다.

이어 "공간만 있다고 예술인들이 오는 건 아니다. 이들이 정착하고 활동할 지원도 필요하다. 지역 작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면, 지역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주=뉴스핌] 이한결 기자 = 청주시 동부창고 카페C.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지역마다 특색 없는 문화재생 사업의 한계점에 대해서는 "정부주도형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은 문화예술인에게 온전히 맡겨야 한다"고 일침했다.

김남조 교수는 "정부 사업이다보니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보니 계획된 기간 안에 성과를 내야한다. 예산을 융통성 있게, 시간을 갖고 써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거다. 정부가 재생 공간의 터를 만들어주는데 의미가 있지만 결론은 문화예술인, 그리고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형성되는 문화재생 공간을 여행하려면 교통편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 내린 후 목적지까지 가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여행객들이 불편을 호소한다.

[청주=뉴스핌] 이한결 기자 = 12일 오후 청주시 동부창고에서 우당 이회영, 심산 김창숙, 단재 신채호 3人 특별전 '베이징 독립운동의 세 불꽃'이 전시되고 있다.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교통이 안 좋으면 한 곳을 다녀오려고 해도 하루가 꼬박 걸린다. 국내 지역여행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통 체계를 편리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그게 안돼서 지역 관광활성화가 안되는 게 많다. 자전거도로를 겸해도 되고 한쪽 도로를 자동차도로와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통편 확대와 개편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그렇지만 이는 지자체의 의지에 달렸다"며 "지자체와 정부가 적극 나선다면 교통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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