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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 특파원의 금일중국] 차이나 리스크의 전조? 성장 허들 만난 혁신도시 선전

기사입력 : 2019년11월09일 07:22

최종수정 : 2019년11월11일 11:04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중국 경제의 성장엔진인 혁신도시 선전(심천)시는 지난 11월 1일 제1회 '기업가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선전시 왕웨이중(王偉中) 서기는 베이징서 열린 19기 4중전회(10월 28일~31일)에서 돌아와 모든 일정을 제치고 맨먼저 이 행사부터 참석했다. 시의 최고 책임자이자 공산당 19기 중앙 후보위원이기도 한 왕웨이중 서기가 중앙의 중요한 정치행사가 끝나자 마자 황급히 돌아와 기업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수 있다. 또한 선전 경제 기적에 기업인들의 공이 절대적이었음을 감안할때 선전시가 하필 지금 시점에 와서야 기업가의 날을 만들며 부산을 떠는 것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더욱이 왕 서기는 이날 행사에서 기업가들에게 자신의 휴대폰 전화번호와 웨이신(위챗) ID를 알려주면서 기업투자와 관련한 건의사항은 물론 경영활동에 애로사항이 있으면 밤낮을 가릴 것 없이 언제든 바로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이를테없이 고압적인 자세에다 한번 대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들어진 중국 지방 성시 서기가 기업인들에게 개인 전화번호까지 알려주면서 이렇게 친절하게 다가서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무슨 사정이 있어서 일까. 기업가를 대하는 선전시 왕 서기의 태도가 갑자기 어떤 연유로 이렇게 확 바뀐 것일까. 이유는 잘 나가던 선전 경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선전은 개혁개방 40년은 물론 중국 고성장 경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도시였다. 베이징 상하이와 함께 3두 마차로 중국 경제를 견인해왔으며 혁신면에서 다른 두 도시보다 한수 위라는 평가를 얻는다.

그런데 기업비용 상승과 미중 무역전쟁 등 국내외 경제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최근에 와서 성장의 맥박이 급격히 희미해지고 있다. 공장용 토지와 임대료,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기업 투자의 패러다스었던 선전이 이제는 비즈니스의 무덤이 될 판이다. 기업들은 40년간 일궈온 보금자리를 앞다퉈 떠나고 있다. 선전시 서기의 친기업 행보는 다름아닌 선전을 탈출하는 기업들을 붙잡기 위한 것이다.

중국 경제 발전의 압축판인 선전 경제가 최근들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바이두]

개혁개방과 함께 선전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내외자 기업자본이 이탈하면서 고속 주행해온 성장가도에 빨간불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지난 4일 선전시 발표자료에 따르면 선전의 1~3분기 GDP 성장률은 6.6%에 그쳤다. 상반기 7.4%와 비교하면 무려 0.8 % 포인트나 후퇴한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선전의 성장률이 개혁개방 40년래 최저치에 머물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7일 산업연구원(KIET) 베이징 사무소 박재곤 소장은 "기업 비용이 치솟고 내수가 전반적으로 위축된데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 제조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선전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30~40대 젊은이들이 공장일을 기피하면서 제조업들의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박 소장은 덧붙였다. 경영난으로 기업 공장이전이 늘어나면서 실제 선전의 2차 제조업 비중은 지난해 40.2%에서 30% 후반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에서 기업들이 보따리를 싸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하이테크분야 제조기업과 중대형 기업들의 철수가 느는 추세라는 점이 걱정을 키우고 있다. 2014년 중싱(中興)통신이 떠났고, 2015년엔 비야디 공장, 2016년에는 화웨이 계열기업이 선전을 떠났다.

이에 앞서 전자 제품 OEM 업계 대명사인 푸스캉(폭스콘)도 선전밖으로 공장을 옮겼다. 일부는 헤드쿼터를 선전에 두고 있지만 기업비용에 치인 기업들은 너나없이 공장라인을 선전 주변도시와 정저우 구이저우 난창 등지로 이전하는 중이다.  인도와 동남아 등 아예 중국 밖으로 공장을 옮기는 기업들도 적지않다. '선전 엑소더스' 행렬이 늘어나는 만큼 거시경제 후퇴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이 떠나면서 용광로 처럼 들끓던 도시 경제의 성장열기는 눈에 띄게 식어가고 있다. 2019년 1~7월 선전의 고정자산 투자 가운데 2차 제조산업의 투자 증가속도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선전시 관계자는 공업투자의 마이너스성장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현재 선전의 2차산업은 대부분 첨단 하이테크위주인데 증설이든 신규 외자 투자든 신증투자가 늘지 않으면 앞으로 선전시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요소비용 상승으로 기업들이 떠나면서 혁신의 허브 중국 선전 경제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사진=바이두]

선전시 발표에 의하면 2019년 1~7월 규모 이상 공업 기업 부가가치 증가율 역시 6.1%로 뚝 떨어졌다. 이 수치는 2015년만 해도 7.8%에 달했었다. 매년 동기대비 증가폭이 벌써 4년째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선전시의 GDP성장률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중국 성장률 '바오6(保6, 6%대 성장 유지)'가 큰 시련에 부딪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단순가공 낙후산업 뿐만 아니라 첨단기업들까지 선전을 떠나면서 선전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큰 공장들이 철수하면 협력관계인 중소 공장들도 우루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혁신도시라도 제조업이 뒷바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일 수 밖에 없다. 기술도 좋고 금융도 중요하지만 3차 서비스만으로는 안된다. 앞서 미국경제가 이미 그걸 잘 보여줬다. 박재곤 소장은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첨단 제조 선전시를 지탱해온 제조업 산업공급망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창업의 낙원이자 중국 ICT산업을 주도해온 선전, 세계 IT기술 무대서 유명세를 얻은 선전, 중국 고성장 경제의 상징이었던 선전의 영화가 저물고 있는 것인가. 기업이 떠나고 성장률이 뚝뚝 떨어지면서 중국내에서 조차 선전의 비상에 날개가 꺽이는게 아니냐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위상으로 볼때 선전 경제 둔화는 국가경제가 당면한 어려움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고민은 깊다. 하지만 누가 뭐라든 중국은 여전히 6%성장을 하는 나라다. 우리한테는 꿈과같은 수치다. 선전 얘기할때가 아니라 문제는 대한민국이다.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지금은 1% 성장을 우려하는 형국이 됐다. 한국 경제는 어떻게 돌파구를 열어가야할까.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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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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