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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 특파원의 금일중국] 비상하는 돼지고기 비상걸린 공산당, 베이징 최대 축산시장 르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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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주말인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북동쪽 왕징(望京) 인근에 위치한 차오라이완퉁(朝來万通) 도매시장. 시장의 맨 안쪽 구석 '육류(肉類)'라는 간판을 단 대형 건물로 들어서니 내부는 마치 조명을 한듯 온통 붉은 형상이고, 육고기의 비릿한 냄새가 후각을 압도한다. 서울의 가락동 시장과 같은 이 시장은 베이징 북부 지역 돼지고기 소비를 책임지는 곳으로 남쪽 신파디(新發地) 시장과 더불어 베이징의 양대 농수축산물 도매시장으로 유명하다.

시장안 매장에는 방금 세관을 거쳐 해외에서 반입된 고기 상자가 잔뜩 쌓여있다. 함께 동행한 왕징 인근 음식점 사장은 "유럽과 미국에서 수입해 오는 냉동 돼지고기"라고 소개했다. 음식점 사장의 단골 거래처 주인인 류(柳)씨는 "요즘 국내 생고기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고 귀뜸했다. 류씨는 "가격점검이 부쩍 잦아지고 돼지 문제로 당국이 매우 예민해져 있다"고 말하면서 사진촬영을 하는 기자를 만류하고 나섰다.

중국에서 1년여 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경제 사회 전반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사육돼지의 절반을 차지하는 나라인데 이미 1억 마리가 폐사했으며 돼지고기 가격도 1년전보다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유력 민간연구소인 헝다(恒大)는 2018년 중순 이후 1년 3개월 만에 돼지고기 가격이 141%나 폭등했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2019년 8월 현재 중국 돼지 사육 두수는 1억 9800만마리로 동기비 38% 감소했고, 씨암퇘지도 37% 줄어 향후 수급개선에 암운을 던지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베이징 북부 최대 축산 도매시장인 차이라이완퉁 시장. [사진=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시장의 한 상인은 "돼지 고깃값이 오르면서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 다른 육류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CPI 상승률이 3%의 경계선을 넘어 4%대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텐펑(天風)증권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CPI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CPI 상승률이 연말에 3.9%, 2020년 설에는 4.5~4.8%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월말 중국 농업부는 돼지고기 도매가가 킬로그램당 52위안이라고 밝혔는데 2일 차오라이완퉁 도매 시장을 돌아본 결과 여기에선 이미 60위안~66위안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곳 상인 류씨는 "이런 추세라면 내년 설때엔 킬로그램당 가격이 100위안까지 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초상증권은 "돼지고기 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더 큰폭으로, 한층 장기간에 걸쳐 오를 수 있다"며 "내후년인 2021년 설 때 까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씨암돼지가 지난 8월 말 현재 전년 동기비 37%나 줄어 단기 사육 두수 회복이 어렵다는 점이 상황을 한층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돼지고기는 세계 3대 요리인 중국 음식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식재료로 꼽힌다. 우리의 주식인 쌀과 같은 농축산품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돼지고기 소비 점유율은 거의 절반 수준인 49.3%에 달한다. 세계 돼지고기의 50%를 중국인들이 먹어치운다는 얘기다. 유럽(19%)과 미국(8.7%)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도 훨씬 많은 양이다.

중국의 이런 막대한 돼지고기 소비를 단순히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중국인들의 지독한 돼지고기 사랑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국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소비하는 육류 가운데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 모든 육류를 통틀어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3%에 달한다. 대부분 중국인들은 '러우(肉)'라는 말을 통상 돼지고기로 인식한다. 중국 요리 이름 중에 '러우(肉)'라는 글자가 들어간 요리가 있다면 십중팔구 돼지고기로 만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돼지고기의 나라' 중국 사회가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파동으로 뒤숭숭하다. 과거에도 너댓 차례 돼지고기 가격 파동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오랜 기간 가파르게 오른 유례가 없었다. 돼지고기 가격이 들썩일 때마다 중국 매체에는 '저양안천하 (猪粮安天下)'라는 말이 오르내린다. 중국에서 돼지고기는 식량과 더불어 세상 민심을 평안하게 하는 매우 특별한 상품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실제 돼지고기의 수급과 가격은 단순한 축산품 유통 문제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정권의 체제 안정과도 맥이 닿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산당 정권이 지금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가져온 돼지고기 수급 및 가격 파동과의 전쟁을 벌이고 나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씨암퇘지를 늘리기 위한 축산농가 보조금으로 정부 예산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다. 해당 기관에서는 돼지 파동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공무원 인사와 승진의 중요한 평가사항이 될 거라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국가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 (国以民为本,民以食为天). 예부터 중국 통치자들이 천하를 운영하는데 있어 금과옥조 처럼 새겨온 말이다. 돼지 파동으로 중국사회가 술렁이는 가운데 요즘엔 여기에 한마디가 더붙어 '식이저위선(食以猪为先)'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 인민들이 먹는것을 하늘로 여기되, 먹거리 중에서도 돼지고기를 으뜸으로 생각한다'라는 의미다.

공산당의 백성들이 하늘처럼 여기며 끼니마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는 돼지고기. 14억 인민들의 아침저녁 식탁에 돼지고기 요리를 올리기가 힘들어지는 날이면 천하 태평을 기약하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 생산과 수입, 소비 모두 세계 최고인 돼지고기의 나라, 중국사회가 돼지 파동으로 심한 열병에 빠졌고 덩달아 중국 공산당의 체제 안정도 시험대에 놓인 것 같다.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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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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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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