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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스위니토드' 박은태·린아가 선사하는 아주 기묘한 경험

  • 기사입력 : 2019년10월25일 08:01
  • 최종수정 : 2019년10월25일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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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스위니토드'가 명배우들의 소름끼치는 연기로 아주 기묘한 경험을 선사한다.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옥주현, 린아 등 업계 최고의 배우들이 기괴하기 짝이없는 스토리, 음악과 만났다.

현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스위니토드'는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선량한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죄없이 추방당한 후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15년의 옥살이를 마치고 악으로 똘똘 뭉친 스위니토드는 이발소를 찾아온 아내를 빼앗아 간 터핀 판사를 비롯해 숱한 사람들을 차례로 죽이며 세상에 복수한다.

[사진=오디컴퍼니]

◆ 살인, 또 살인…팽팽한 긴장감 속 넘치는 박은태·린아 페어의 에너지

귀를 찢는 소음으로 시작되는 공연은 시종일관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계속해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누가봐도 납득이 안되는 이야기를 몰입하게 하는 건 팔할이 배우들의 힘. 스위니토드 역의 박은태는 물론, 그의 조력자 러빗부인 역의 린아 역시 충격 그 이상의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박은태는 15년 간의 혹독한 고생 속에 악만 남은 벤자민 바커의 아픔과 상처를 각 신에 맞춰 단계별로 분절해 표현한다. 런던으로 돌아왔을 때 짐승같은 포효와 복수를 준비하며 사기꾼 피렐리와 대결할 때의 여유로움을 오가며, 섬세한 감정을 그려내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가 내뱉은 거라 상상할 수 없는 걸쭉한 욕설은 물론, 러빗부인과 함께 하는 깨알같은 애드립 대사의 향연도 이전에 볼 수 없던 신선한 재미다.

[사진=오디컴퍼니]

린아가 연기한 러빗부인은 모든 발상이 잔인하고 기괴하기 짝이없지만, 토드에게만은 사랑스럽고 애교스러운 여자다. 세상의 풍파에 닳고 닳은 억척스러움을 갖춘 그는 토드의 복수에 빠져서는 안될 조력자다. 토드를 향한 애정을 표현하거나, 살인의 대상을 고르고 조롱하는 장면에서는 넘치는 유머감각도 발휘한다. 린아는 이 모든 과정을 마치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음악으로 극복하지 못한 소재의 한계

'스위니토드'의 소재 자체는 단순한 복수극이라고 보기에는 과도하게 기괴한 면이 없지 않다. 안타깝게도 작품을 보고 처음 드는 생각은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가 아니었다면?"이라는 의문이다. 아내를 잃고 인생을 뺏긴 벤자민 바커의 복수에는 정당성이 있지만, 그는 터핀 판사 외에도 숱한 살인을 저지르고 러빗부인과 인육 파이를 만들어 팔기까지 한다. 대중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소재와 설정 자체가 주는 불쾌감이 적지 않다.

[사진=오디컴퍼니]

하지만 그간 살인과 복수를 다룬 연극, 뮤지컬은 넘쳐났고 그 중 수작으로 만들어진 작품도 이미 다수다. 그저 기괴함에 초점을 맞춘 음악과 불협화음들은 '스위니토드'라는 극 자체와는 썩 잘 어울린다. 다만 객석에는 '왜?'라는 물음만 던질 뿐이다. 토드는 물론, 러빗부인, 조연과 앙상블이 불러대는 노랫말과 음악이 소재의 불쾌감을 덜어내는 덴 실패했단 의미다.

3층까지 계단으로 채운 무대의 쓰임도 다채롭지 않다. 음악과 장르, 앙상블의 역할을 고려할 때 과연 대극장에 어울리는 작품인지 의문이 든다. 코믹한 조롱과 풍자의 시도는 있으나 블랙코미디로 보기엔 가볍다. 현재 캐스팅된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오는 2020년 1월 2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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