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화성살인' 이춘재 무너뜨린 프로파일러..범죄자 콤플렉스까지 찾아내

기사입력 : 2019년10월02일 13:44

최종수정 : 2019년10월02일 13:55

프로파일러, 용의자 성향·연령·성별·콤플렉스까지 추론 가능
대한민국 공포로 몰아넣은 강호순·정남규도 프로파일러에 패배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였던 이춘재(56)가 범행을 자백한 데는 경찰 프로파일러(Profiler·범죄심리분석요원)의 역할이 컸다. 일반 수사 기법으로는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사건마다 열쇠 역할을 했던 프로파일러가 이번에도 큰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장은 2일 기자브리핑에서 이춘재의 자백 계기와 관련해“경찰 프로파일러들과 (이춘재 사이의) 라포르(rapport·상호신뢰관계)가 형성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범행 증거물에서 (이춘재의) DNA를 검출한 것 때문으로 보인다”며 “지난주부터 심경변화를 일으켜 자백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원=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부장이 지난달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화성 연쇄살인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9.19 kilroy023@newspim.com

앞서 경찰은 화성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이춘재를 의심하면서 전국에서 실력파 프로파일러를 차출해 수사를 벌여왔다. 총 9명의 프로파일러는 이춘재의 범죄성향과 심리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회유와 압박을 반복한 끝에 범행 자백을 이끌어냈다. 프로파일러가 이춘재의 심리적 방어선을 무너뜨린 것이다.

◆ 보이지 않는 심리전

프로파일러는 통상 범죄심리분석요원으로 불린다.

이론적으로는 사건의 단서를 통해 용의자의 성향부터 연령·성별·콤플렉스까지 추론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조사결과에 따라 수사방향이 결정되거나 용의자의 범위를 크게 좁힐 수 있다. 프로파일러는 사건현장의 단서를 토대로 용의자의 예상 도주경로·은신처를 밝혀내기도 한다.

프로파일러는 고도의 심리전을 펼쳐야 하는 특성상 심리·사회·범죄학 석사 이상의 학위보유자가 많다. 물론 이론 외에 풍부한 현장경험도 프로파일러 역량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국내에는 2000년 서울지방경찰청이 형사과 과학수사계에 범죄행동분석팀을 설치하면서부터 프로파일러가 처음 활동을 개시했다. 현재는 경찰청에 3명, 전국 각 지방경찰청에 1~2명씩 배치돼 총 35명의 프로파일러가 포진해 있다.

프로파일러 도입 초기에는 경찰 내부에서 ‘현장경험도 없는 경찰’이라는 비아냥도 있었으나 현재는 핵심수사역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도주한 용의자를 추적하던 초기 모델에서 나아가 용의자 검거 후 자백을 이끌어내는 등 역할을 발전시키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프로파일러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범죄사건이 원한이나 치정 등 단순한 동기에서 비롯됐다면 최근에는 정신병으로 인한 살해 등 동기를 추정하기 어려운 사건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범죄자가 현장에 아무런 단서를 남기지 않는 등 수법을 지능화하고 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화성연쇄살인사건

◆ 강호순·정남규 쓰러뜨린 프로파일링

굵직한 연쇄살인사건마다 용의자의 자백을 받아낸 건 대부분 프로파일러였다.

대표적인 사건은 여성 10명을 살해해 대한민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강호순 사건’이다. 2009년 검거된 강호순은 검거 당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이 관련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눈치챈 강호순은 “증거를 가져오라”며 버텼다. 하지만 프로파일러가 전격 투입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몽타주 [캡쳐=정은아 기자]

프로파일러의 노력 끝에 라포르가 형성되자 그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다. 별안간 프로파일러를 불러달라고 요청한 그는 5개의 살인 사건을 자백했다. 강호순의 의도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추후에 밝혀졌으나 자백 내용은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담당 프로파일러는 이를 역이용해 심리전을 벌여 강호순의 여죄까지 밝혀내는 성과를 올렸다.

당시 강호순을 움직인 프로파일러가 바로 공은경 경위(40·여)다. 공 경위는 이번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팀에 합류해 다른 프로파일러들과 함께 이춘재가 범행을 실토하도록 했다.

2004년부터 2년 동안 13명을 살해한 ‘정남규 사건’도 있다.

이 사건은 경찰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전 경감의 끈질긴 추적으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당시 정남규는 신뢰관계가 쌓인 권 경감에게 “어릴적 한 야산에서 운동화끈에 손가락이 묶여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권 교수는 이 말에 힌트를 얻어 운동화끈에 손이 묶여 성추행을 당한 뒤 살해당한 ‘부천 소년 살해 사건’을 찾아내 정남규를 추궁했다. 정남규는 권 교수에게 과거 범행 사실 일체를 자백했다. 이는 현재까지 ‘프로파일링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프로파일러가 없었다면 결코 화성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자백을 받아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범죄자와 각별한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작업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프로파일러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