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방·안보

속보

더보기

한반도 유사시 日 유엔사 전력 참여 논란…국방부 “논의 안돼”

기사입력 : 2019년07월11일 13:27

최종수정 : 2019년07월11일 22:00

“문서 번역 오기일 뿐”
“日, 6.25 참전국 아니라 전력제공국 될 수 없어”
영문본‧한국본, 사실상 의미 차이 크지 않아…논란 지속될 듯
주한미군, 곧 논란 관련 공식입장 발표 예정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지원받을 국가에 일본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방부는 11일 “주한미군 문서의 번역 오기일 뿐 논의된 바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문서의 영문본과 한국어본의 의미 차이가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6.25 전쟁 참전국이 아니기 때문에 (한반도 유사시) 전력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noh@newspim.com

앞서 이날 주한미군은 ‘2019 전략 다이제스트’라는 문서를 영문본과 한국어본 등 2가지 버전으로 공개했다. 주한미군은 전략 다이제스트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이 중 한국어본에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한반도 유사 시 일본과의 지원 및 협력’이라는 내용은 이전에 발간된 다이제스트에는 포함된 적이 없는 내용이다.

때문에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미국이 최근 한반도에서 유엔사의 역할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일본도 유사 시 한반도에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제공국’에 참여하기를 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철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1일 오전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엔군 추정 전사자 유해 위에 유엔기를 덮은 뒤 경례하고 있다. photo@newspim.com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전력제공국이란 1950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83호와 84호에 따라 유엔사에 전력을 제공한 국가 중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반도 전쟁 재발 시 재참전을 결의한 전투부대 파견 16개국을 말하는 것으로, 한반도 유사 시 이들은 유엔기를 들고 한반도에 투입된다.

현재 유엔사는 한국과 미국, 그리고 그리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덴마크, 벨기에, 영국, 이탈리아, 태국, 터키, 프랑스, 캐나다, 콜롬비아, 필리핀, 호주 등(한국과 미국 제외 16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은 6.25 전쟁에 참전하지 않았으므로, 원칙적으로 유엔사에도 가입할 수 없고 유엔 전력제공국으로 참여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일본에 유엔사가 한반도에서 군사작전 활동을 할 때 이용하는 후방기지가 있다는 이유로 일본의 유엔 전력제공국 참여는 물론 유엔사 가입까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만일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고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우리 국민 정서에 배치되는 데다 북한이나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도 야기할 수 있다. 미국이 유엔사를 통해 자국의 우방국 병력을 한반도로 집결시킬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한국어본에서의 번역 오기일 뿐, 논의된 바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노 부대변인은 “전력제공국이 아니라 참모활동으로 유엔사 활동을 할 경우에는 우리 국방부와 협의해야만 가능하다”며 “(국방부는) 일본의 (전력 제공국 참여를)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고 미국도 그런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노 부대변인은 이어 ‘주한미군의 발간물에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영어 원문과 번역본(한국어본)의 내용이 다르다”며 “원문을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노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일본의 역할은 앞으로도 한반도에서 군사작전 활동을 할 때 후방기지를 통해 물자를 한반도로 전개하는 기존의 역할에만 한정된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유엔사의 역할은 평시 정전협정에 따라 정전 유지,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통합해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을 지원하는 역할로 한정된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2019 다이제스트 문서 일부 발췌. 왼 쪽은 영문본, 오른 쪽은 한국어본이다. [사진=주한미군]

그러나 관련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한국어본은 번역 오기이며 원문을 참고해 달라”고 했고 또 “일본의 유엔 전력제공국 참여를 논의한 적도 없다”고 했지만, 원문과 한국어본 사이에 의미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2019 다이제스트의 원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UNC continues to ensure the support and force flow through Japan that would be necessary in times of crisis.”

이를 번역하면 ‘유엔사는 일본을 통해 유사시에 필요할 수 있는 지원과 군사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어 번역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측은 곧 공식입장을 통해 일본의 유엔사 참여에 대한 미국의 입장 등과 관련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날 “곧 공식입장을 낼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편 이날 미국이 우리 정부에 알리지 않고 독일 측과 협의해 유엔사에 독일군 연락장교를 파견하려다 우리 측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독일 역시 6.25 참전국이 아니기 때문에 유엔 전력제공국 혹은 유엔사 회원국이 될 수 없는데 일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독일을 유엔 전력제공국 혹은 유엔사 회원국으로 포함시키려 한다는 설이 제기된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은 한국에 넘겨주지만 그것은 명목상이고 실질적으로는 유엔사를 강화해 한반도 유사시 독자적인 전시 통제권을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독일 측에 강력히 제기했다”고 밝혔다.

노 부대변인은 “지난 5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독 차관보급 회의에서 처음 관련 내용을 접했고, 여기서 우리는 ‘당사국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력히 독일 측에 제기했다”며 “유엔사에도 현재까지 우리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노 부대변인은 이어 “유엔사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우리의 요청으로,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므로 신규파견을 위해선 우리의 동의가 전제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번 사안은 우리 정부와의 사전 협의나 동의 없이 취해진 조치”라고 잘라 말했다.

노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독자적인 전시 통제권을 가지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요청에는 “언론 매체 보도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suyoung071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