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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법’에서 빠진 정신질환자 사법입원…4월 국회서 처리되나

오는 10월 임세원법 시행…‘가정법원 강제입원’ 절차는 빠져
윤일규 의원실 “환자치료 강화한 법안 국회 계류…논의할 것”

  • 기사입력 : 2019년04월20일 08:25
  • 최종수정 : 2019년04월20일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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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경남 진주 방화·살인 사건으로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국회가 사법입원 절차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신질환자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임세원법’은 지난 3월 국회에서 사법입원제 조항을 제외한 채 통과됐다.

20명의 사상자를 낸 진주 방화·살인 사건 용의자 안인득(42)씨는 2010년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안씨가 마지막 치료를 받은 것은 지난 2016년 7월. 안씨는 치료를 중단한 2년여 동안 이상증세를 수차례 보였으나 보건당국은 안씨 존재를 알지 못했다.

각 지자체 보건소 산하에는 안씨 같은 중증 질환자를 위한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환자 본인 또는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정신질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더라도 병원 등 치료기관은 정신건강복지센터 또는 보건소에 이를 통보할 수 없다. 

사고가 발생한 진주 소재 정신건강복지센터도 이 같은 이유에서 안씨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박정숙 진주 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은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병원) 퇴원 시 환자 본인이 동의해야 센터로 안씨 병력이 연계된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려 5명을 숨지게 한 안인득(42)씨가 지난 18일 오전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최관호 기자]

정신질환자의 치료공백과 사후관리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작년 연말에는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가 비슷한 경위로 사망했다.

임세원 사건 교수 역시 치료를 중단한 환자 흉기에 찔려 변을 당했다. 이를 계기로 ‘제2의 임교수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임세원법이 지난 3월 국회에서 통과됐는데 법이 공포되기도 전에 유사 사건이 또 발생한 것이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에는 본인 또는 보호자 동의가 없어도 정신질환자가 외래치료를 받도록 지원하고, 이들의 퇴원 사실을 보건당국에 의무 통보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임세원법 시행 후 어느 정도 성과는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우려는 여전하다. 일각에선 정신질환자의 입원 문턱을 보다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날 사법입원 절차 포함한 정신건강복지법안 처리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의원은 지난 1월 정신질환자 강제입원에 대한 법원의 사법심사절차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임세원법 논의 당시) 법무부 검토 의견을 받을 시간이 없어 ‘다음에 논의하자’고 미뤘는데 이런 사건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환자가 거부할 경우에도 외래치료가 가능하도록 외래치료지원제를 강화하고 사법입원을 도입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며 “다음 법안소위에서 논의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진주 방화·살인 사건 용의자 안인득(42)씨가 19일 오후 2시께 검은색 슬리퍼에 군청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친 손을 치료하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최관호 기자]

다만 사법입원제는 자칫 환자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에 윤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처리를 위해 “환자단체, 보건복지위원회와 의견을 조율할 의지가 있다”며 “연명의료결정법처럼 환자가 강제입원 결정자를 사전 지정하면, 증상이 악화됐을 때 지정 보호자가 입원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조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자의입원의 경우 환자가 지정한 보호자 의사를 가장 우선시한다고 법안을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법안에 담긴 ‘비공식입원’ 조항을 삭제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일규 의원은 사법입원제를 강제입원이라는 접근보다 ‘국가가 책임을 다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당부했다. 윤 의원은 “정신질환자들은 대체로 긴 치료과정을 겪다보니 입원을 ‘치료’보다 ’격리’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국가이며, 이들을 국가가 보호한다는 개념이 사법입원”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위원회의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신질환자 사법입원제와 외래치료지원제와 관련, 의료계 및 학계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중증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을 법제화한 구(舊)정신보건법 제25조(현 44조)를 언급, 지자체장의 강제 진단 지시와 정신질환자 입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진주 묻지마 살인은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보건복지위 소속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달 16일 정신질환자 치료감호소 실태를 진단하고 개선점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맹 의원실 관계자는 “인력 부족, 지역사회의 미흡한 관리체계 등 열악한 치료감호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법무부와 모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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