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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작심 비판한 양승태…“조물주가 무에서 유 창조하듯 공소장 만들어냈다”

양승태, 구속 34일 만에 법정 보석심문기일 출석…15분간 검찰 비판
“검찰, 법원 이 잡듯이 샅샅이 뒤져…재판에 대한 이해 못하는 듯”

  • 기사입력 : 2019년02월26일 15:39
  • 최종수정 : 2019년02월26일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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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구속된 지 34일 만에 법정에 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5분여 간 자신이 보석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6일 “검찰이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300여쪽의 공소장을 만들어냈다”고 검찰을 작심 비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보석심문기일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재판부는 보석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물은 뒤 마지막으로 양 전 대법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양 전 대법원장은 “며칠 전 구치소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내가 수감된 방 앞을 지나가면서 ‘검찰이 참 대단하다. 우리는 법원을 하늘같이 생각하는데 검찰은 법원을 꼼짝 못하게 하고 전직 대법원장을 구속시켰다’고 말하더라”며 “그 사람들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검찰은 법원 자체조사에도 불구하고, 목표의식이 불타는 수십 명의 검사를 동원해 법원을 이 잡듯이 샅샅이 뒤져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300여페이지 되는 공소장을 만들어냈다”고 우회적으로 검찰을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보석 심문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9.02.26 leehs@newspim.com

또 그는 “검찰 조사 받는 과정에서 검찰이 우리 법원의 재판에 관해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재판에서 결론을 내기 위해 법관이 얼마나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또 얼마나 많은 고뇌를 하는지 전혀 이해가 없다. 그저 옆에서 들려오는 몇가지 말이나 스쳐가는 몇가지 문건만을 보고 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무에서 무일 뿐인데, 저는 무소불위의 검찰과 마주서야 하고 제가 가진 무기는 호미자루 하나도 없다”며 “검찰의 증거서류가 20여만쪽인데, 책 몇 권을 두기도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는 아마 100분의 1도 제대로 검토 못하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검찰 측 주장에 관해서도 “조사가 한창 진행될 때는 혹시 오해받을까 정말 보고 싶은 후배하고도 전화연락도 안 했다”며 “그런 저에게도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견강부회를 시키고 있다. 모든 것이 왜곡됐고, 어디까지 왜곡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항변했다.

마지막으로 양 전 대법원장은 “보석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지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이 사건 재판은 공평과 형평이라는 우리 형사소송법의 이념 안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되는 재판이 되길 바란다. 그 점을 재판부에서 헤아려 주시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양 전 대법원장 측 의견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보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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