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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男-북한女의 '금지된 사랑'…31년만에 결실

기사입력 : 2019년02월14일 13:57

최종수정 : 2019년05월26일 15:23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1960년대 후반 베트남 정부에 의해 북한으로 파견됐던 베트남 남성이 북한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가 31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 사연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67년 당시 미국과의 전쟁으로 국가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얻기 위해 정부에 의해 북한으로 파견된 베트남 청년 팜 응옥 깐(현재 69세)씨는 1971년, 북한 여성 리영희(현재 70세)씨를 만났다. 1967년 당시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 중이었으나 전쟁이 끝날 때를 대비해 베트남 학생 200명을 북한으로 보냈다.

팜 응옥 깐 씨(좌)와 리영희 씨가 1971년 함께 찍은 첫 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북한의 동쪽 해안에 위치한 비료 공장에서 화학 공학 견습생으로 있다가 리 씨를 실험실에서 처음 본 깐 씨는 "이 여자와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리 씨에게 다가가 주소를 물었다고 회상했다. 리 씨는 친구들이 자신에게 '베트콩' 중 한 명이 자신과 똑같이 생겼다고 말해 호기심이 생겼고, 깐 씨가 당시 아주 멋져 보였다고 전했다.

이 둘의 교제는 1973년 깐 씨가 베트남에 귀국하면서 중단됐다. 당시 양국의 국제결혼이 금지된 탓에 결혼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깐 씨는 1978년 북한으로 출장가는 베트남 화학공학 연구소 직원들에 끼어 만남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깐 씨는 북한 지도부에 리 씨와의 결혼을 허락해달라는 편지까지 썼다. 하지만 이 둘의 결혼은 허락되지 않았다.

이후 양측은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1978년 말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하면서 편지 교환을 중단하게 된다. 이 침공으로 베트남이 중국과 국경전쟁을 벌이게 된 까닭이다. 북한은 중국과 캄보디아 편이었다. 리 씨는 "어머니가 나를 돌보면서 울고 계셨다"며 "내가 상사병이 났다는 걸 알고 계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92년 깐 씨는 베트남 스포츠 대표단의 통역사로 북한을 방문할 기회를 다시 얻었지만, 리 씨를 만나지 못했다. 이후 베트남 하노이로 돌아온 깐 씨는 리 씨가 보낸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리 씨가 자신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이 둘의 사랑의 결실은 깐 씨의 쌀 기부를 계기로 이뤄지게 된다. 1990년대 후반 기근을 겪던 북한은 베트남에 대표단을 파견해 쌀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서방과 외교 관계를 다시 쌓고 있던 베트남은 북한의 이같은 요청을 거절했다. 리 씨와 리 씨 주변 인물들을 걱정했던 깐 씨는 친구들과 쌀 7톤(t)을 모아 북한에 기부했다.

깐 씨의 쌀 기부 사실을 알게 된 북한은 리 씨의 북한 주민 지위 유지와 베트남과 북한, 둘 중 한 곳에서 거주한다는 조건으로 둘의 결혼을 허용했다. 둘은 2002년 북한 평양 주재 베트남 대사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만난지 31년 만이다. 부부가 된 이들은 현재 하노이에서 살고 있다. 

깐 씨와 리 씨는 오는 27~28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북미간 적대관계를 종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팜 응옥 깐 씨(좌)와 리영희 씨가 결혼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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