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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아름다운 전통 춤의 미학…'궁:장녹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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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녀들과 장녹수의 장고춤 <사진=정동극장>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노비에서 기생, 후궁까지 오르는 드라마틱한 인생의 역사 속 인물 '장녹수'는 그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주 접했다. 그러나 사랑과 암투, 욕망 등 주로 소비되던 이미지가 아닌 예인으로서 장녹수의 재능을 부각시킨 작품이 탄생했다.

정동극장의 상설공연 '궁:장녹수전'은 조선 최고의 기녀이자 욕망의 화신으로 낙인찍힌 장녹수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녀가 탐한 권력 이야기와 그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예를 상상해 재구성한 창작극이다. 전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정혜진 안무가와 뮤지컬 '레드북'의 오경택 연출이 손을 잡아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한다.

기녀 녹수의 부채춤 <사진=정동극장>

작품은 연산군과 장녹수 관계 속에 제안대군을 등장시켜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더한다. 제안대군은 장녹수가 조선 최고의 기녀가 될 수 있었던 조력자이자, 후궁이 되어 입지가 위험할 때 파헤쳐 나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물론, 삼각 로맨스는 덤이다. 이후 반란에 의해 연산과 장녹수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펼쳐진다.

공연은 대사 하나 없다. 중간 중간 "녹수야" 부르짖기도 하지만, 극의 진행은 오직 춤으로 이뤄진다. 얼굴 표정과 손짓, 발짓, 단아하거나 격정적인 안무를 통해 장녹수의 생이 그려진다. 제안대군과 함께 있을 때 발랄하던 장녹수가 신하들의 위협 속에 연산군과 함께 할 때는 욕망과 카리스마 등 상반된 위험한 분위기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단순한 안무가 아닌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이해하기도 쉽다.

가인전목단춤 <사진=정동극장>

무엇보다 공연의 백미는 아름다운 한국 전통 춤이다. 한국의 전통놀이, 기방문화, 궁 문화를 한 자리에 만나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시작부터 아름다운 기녀들의 장고춤이 시선을 사로잡고, 교방무(기녀들을 가르치고 배워 추던 춤), 정업이놀이(짚으로 만든 사람 모양의 인형을 가지고 새로운 놀이 형태를 창작), 가인전목단(모란을 이용해 추는 춤), 선유락(뱃놀이춤) 등 다양한 무대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신하들이 장녹수를 위협할 때 보여진 북춤은, 기존에 삼고무, 오고무 등 북을 세워놓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신하들이 북을 들고 움직이면서 매우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또 매우 긴 상소문에 휘감겨 이리 저리 휘둘리는 연산의 모습을 통해 그의 고뇌와 고통을 표현한다. 전통적인 안무를 매우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변형해, 관객들에게 전통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세련된 인상을 남긴다.

녹수와 연산의 상소문 장면 <사진=정동극장>

아름다운 의상도 빼놓을 수 없다. 공연에는 시시각각 아름다운 전통 의상이 등장한다. 고운 빛깔의 한복에 화려한 장신구, 여기에 안무까지 더해지며 전통의 미(美)가 폭발한다. 또 그래픽과 조명 활용도 현란하다. 제안대군과 장녹수가 보낸 시간의 흐름이나 연산군이 신하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격정적인 순간 등에 배경으로 활용되면서 인물들의 감정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궁:장녹수전'은 시작과 끝을 사물놀이로 맺는다.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추임새를 가르치고, 무대 위로 관객을 올려 기대감을 높인다. 또 커튼콜 때에는 상무 돌리기까지 포함돼 마지막까지 흥겨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국내 관객은 물론, 해외관광객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오는 12월 29일까지 정동극장 상설공연으로 월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오후 4시에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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