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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에 이미 장르 융합…조각가 김종영의 서화·서예 작품 '김종영 붓으로 조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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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에 제 3회 조선 학생 작품 전람회 서예부분에서 전국 장원을 한 김종영의 작품과 상장, 그리고 트로피 <사진=이현경 기자>

[뉴스핌=이현경 기자] 조각가 김종영의 서화와 서예작품이 최초로 공개된다. 융복합이 화두인 요즘, 이미 100년 전부터 동서양을 아우르는 작품을 쏟아낸 김종영의 이야기가 가득한 ‘김종영, 붓으로 조각하다 展’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 현대 추상조각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종영. 조각뿐만 아니라 서예와 서화 작업을 함께 해왔다. 이 전시는 서양과 동양의 융합의 결과물을 볼 수 있다.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 큐레이터는 “이 전시는 동양과 서양, 현대와 전통을 사이에 두고 고민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장르의 융화와 통합이 미술계에 화두다. 김종영이란 작가는 이미 서(書)와 서화, 조각까지 모든 미술을 융합했다. 선구자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 ‘김종영, 붓으로 조각하다 展’<사진=이현경 기자>

이어 박춘호 김종영 미술관 실장은 “김종영 선생은 동서양을 아우르고 인류 보편적인 작품활동을 한 작가다. 더 나아가 전통 특수성을 살리면서 예술 활동을 한 작가라는 본보기적인 사례”라면서 “우리가 김종영을 새롭게 조망해야하는 이유를 이 전시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종영은 조각과 서화와 서예까지 모두 섭렵했다. 전통 미술과 서양 미술을 균형있게 수용했고 그 사이의 교량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전시장을 살펴보면, 그의 의식의 흐름이 조각과, 서화, 서로 모두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조각가로서만 조명된 김종영. 하지만 그는 1932년에 제 3회 조선 학생 작품 전람회 서예부분에서 전국 장원을 받을 정도로 서예에 조예가 깊었다. 서예가로서 김종영은 일생동안 서예작품에 대해서는 일절 공개한 적이 없지만 죽는 날까지 서예 활동을 계속 정진했다.

그렇다면, 생전에 그의 서와 서화가 공개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제가 추측한건데, 어려서부터 아버님께 한학을 배웠다. 동경으로 유학 간 시절에도 한학에 대한 지도가 있었다”며 “서양미술을 하면서도 아들에게 아버님이 한학을 가르치고 서예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즉, 사대부 집안에서 선비가 갖춰야할 조양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는 의미다.

서, 서화, 조각품으로 자연(바람, 산)에 대한 작품을 만든 김종영 작가 <사진=이현경 기자>

더불어 김종영 작가의 서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 대해 박춘호 학예실장이 말을 이었다. 그는 “김종영 선생은 예술이 종교라고 생각했다. 생전 미대에서 학장하던 시절에 미술 대학에서 교양 과목으로 서예를 가르치게 했다. 서예수업은 당신이 가르친 게 아니고 휘문고 후배 김 선생이 맡게 했다. 그 분을 강사로 초빙해 서예수업을 담당케 했다. 본인의 서예에 대한 것은 잘 드러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어려서부터 체화된 것, 선비에게 서예는 갖춰야할 기본 소양일 뿐 이를 전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미술관에서 김종영 선생님의 보관하고 소장하고 있는게 드로잉 3천점, 서예 2천점, 조각 280점이다. 기본적으로 시간이 있을 때마다 글, 조각, 서예, 원고를 쓰고 살았던 거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 큐레이터는 다르게 바라봤다. 그는 “장르의 벽이 아닐까 싶다. 20세기는 서구 미술이 들어오면서 서화가 다 분리됐다. 서, 그림, 미술로. 게다가 조각은 부차적인 영역으로 생각이 됐다. 그런 과정에서 조각가가 아무리 서예를 잘한다고 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영-붓으로 조각하다 展’은 12월22일부터 내년 2월4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2층 전관에서 열린다. 성인 1만원, 청소년과 어린이는 5000원이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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