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UFJ "특허·기술 분석 통해 기업 발굴"
이르면 이 달 안에 빅데이터 활용 보고서 나와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일본 대형 증권사가 기업탐방, 실적 프리뷰 보고서를 없애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업 분석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사전 내부자 미공개 정보에 대한 규제 강화로 증권사의 사전탐방 및 인터뷰가 금지된 가운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기업을 발굴하겠다는 의도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미쓰비시UFJ 모간스탠리증권의 쇼하라 쿠니히코 주식 리서치 매니저는 9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산업과 기업의 장기적인 분석을 제공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정보를 이용할 것"이라며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일본, 미국, 유럽에 등록된 100만건 이상의 특허를 분석하고, 앞으로 10년 후에 어떤 기업이 가장 진보된 기술을 가질지 평가한 뒤 보고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첫 번째 산업 보고서는 이르면 이달 안에 나올 예정이다.
미쓰비시UFJ의 이 같은 행보는 규제 당국이 증권사의 기업 실적 프리뷰 분석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나왔다.
지난 7월 일본증권업협회는 애널리스트의 기업탐방과 인터뷰를 금지하는 규제 초안을 마련했다. 또 기업의 미공개결산 정보를 활용한 실적 보고서 작성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일본 증권사들이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 근거한 기업 분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쇼하라 쿠니히코 매니저는 "예측이 어려운 중장기 전망을 고객에게 어떻게 제시할 지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빅데이터를 이용해 어떤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갖고 있는지, 또 어떤 상품이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지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UFJ 뿐만 아니라 노무라 홀딩스,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체방크 등도 실적 프리뷰 보고서 작성과, 기업 탐방을 금지했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도이체방크는 지난 12월 일본금융청(FSA)으로부터 행정 처분을 받았다. 기업의 실적 정보를 고객에게 사전 유출한 혐의 때문이다. 이는 증권업협회가 규제 초안을 만들어낸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규제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금융사의 빅데이터 활용은 이제 전 세계적인 흐름이 됐다.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금융 기관들은 빅데이터와 관련해 64억달러를 지출했다. 2019년까지 매년 지출 금액이 26%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치요시자산운용의 아키노 미쓰시게 집행이사는 "분기 실적 프리뷰 보고서는 장기 투자자에게 단지 소음일 뿐이고, 이제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장기 분석이 투자자에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반대하는 일부 투자자도 있다. 특히 당국의 금지 조치에 불만을 품고 있다. 묘조 자산운용의 키쿠치 마코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분석 리포트로부터 얻는 가치는 현재에 대한 예측"이라며 "증권사의 실적 예측 업무 중단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