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효과로 동반상승...美 금리인상에 코스피 방향성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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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이보람 기자] 삼성전자가 주당 170만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2000선에 안착하며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환율 효과로 삼성전자와 코스피지수가 동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시각이 엇갈렸다.
◆'삼성전자가 오르면 코스피는 안 오른다(?)'는 속설은 옛말…환율효과 '톡톡'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전일 대비 3만5000원, 2.13% 상승한 16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늘은 170만원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업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과 새로운 기능을 대거 장착한 갤럭시노트7 출시에 대한 기대 등이 더해지며 동력을 받았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의 고공행진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도 2000선을 넘기며 연중 최고치인 2056.24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전체의 18% 내외다.
다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코스피와 삼성전자가 최근처럼 나란히 상승세를 보인 적은 흔치 않았다. 이들 흐름이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주력 제품을 반도체에서 모바일로 전환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고 주가도 눈에 띄게 우상향했다. 최근 4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250% 가량 뛰었다. 하지만 코스피는 지난 2011년 사상 최고치인 2228.96포인트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고 이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은 올해 들어 바뀌었다. 삼성전자 상승세가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주역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코스피 동반 상승의 가장 큰 이유로 환율 효과를 꼽는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코스피는 안된다'는 속설이 있다"며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수출주라 원화약세가 유리하지만 코스피는 원화가 강할 때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주의 경우 일반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져야 제품가격이 내려가고 수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반면에 코스피의 경우 원화가 강세일 때 상승세를 나타내왔다는 게 이 연구원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이어 "사실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는 달러/원 환율보다 엔/원 환율이 중요한데 일본의 아베노믹스 정책으로 원화가 달러 대비로는 강세지만 엔화 대비로는 대폭 약세"라며 "결국 코스피도 강세이면서 삼성전자도 긍정적 흐름을 보일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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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뉴스핌> |
◆"삼성전자, 코스피 더 끌어올릴 것" VS. "삼성전자, 코스피 상승동력 약화"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 흐름 전망에 대해선 엇갈린 시각이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특히 삼성전자의 상승탄력을 점치면서도 코스피 추가 상승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는다.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 위안화 환율 리스크 요인이 크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삼성전자의 호실적과 동시에 원화강세가 이어지는 경우다. 삼성전자 호실적과 상승세가 또다른 IT 종목들로 확산되면서 안정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신고가를 경신한 다음 후행적으로 지수가 박스권을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비춰볼 때 10월까지는 점진적으로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도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부품 사업의 독보적인 경쟁력 확보로 실적 안정성이 상승했다"며 "현재 삼성전자는 이익 안정성이 역사상 가장 높은 시기로 3분기에는 8조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했다. 또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등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에 교보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7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20% 가량 끌어올렸다.
반면 삼성전자의 독주가 코스피 상승세로 이어지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상승의 주역이 삼성전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코스피 전체의 등락비율(ADR)은 하락세를 보였다"며 "이는 결국 삼성전자로의 쏠림이 코스피 상승동력 약화로 이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ADR은 일정기간 동안 상승 종목수와 하락 종목수의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증시의 매수세력과 매도세력의 크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결국 최근 코스피와 삼성전자의 동반 상승세는 코스피가 삼성전자를 따라가기보다 그동안 차별화 끝에 삼성전자가 코스피와 키맞추기 국면으로 진입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는 최근 외국인이 삼성전자 보유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다. 이는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나 모멘텀이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들어 15거래일중 지난 1일과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19일 등 이틀을 빼고 모두 팔자세를 보였다.
향후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잭슨홀 미팅 등도 향후 코스피 수급 여건에 영향을 주며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연구원은 "오는 26일(현지시각) 예정된 미국 잭슨홀 미팅에서 매파적 발언이 나온다면 다소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금리인상 이슈가 부각된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큰 폭의 하락세는 아닐 것 같다"고 봤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