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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양진영 기자] 엠씨더맥스가 누구의 마음에도 가 닿을 감성과 음악으로 겨울밤을 가득 채웠다. '깊은 슬픔'이라는 타이틀의 앨범과 공연 이름과 어울리는 노래가 빛났고 모두 집중력이 한 곳으로 모였다.
21일 엠씨더맥스는 정규 8집 'pathos' 발매 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의 서울 공연을 마무리했다. 엠씨더맥스의 공연은 지나치게 웅장하고 화려하지 않았지만 오로지 이들만 가능한 음악을 공연장과 관객의 마음을 부족함 없이 채웠다.
◆ 2년 간의 고민 담은 음악 맛보기, 정규 8집 '파토스(pathos)'
새 정규 앨범인 8집 '파토스'의 발매 기념 콘서트인 만큼, 엠씨더맥스의 공연 오프닝은 동명의 인트로 곡과 타이틀곡 '어디에도'로 장식됐다.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숨 죽이던 객석에서는 고음이 터져나온 1절이 끝나자마자 한숨같은 탄사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역시'라는 말과 함께 모두의 기대가 충족되는 순간이었다.
7집 '언베일링'의 '그때 우리'와 이번 앨범 수록곡 '아스라이'를 부르며 이수는 "타이틀곡이 아님에도 많은 사랑을 주신 곡"이라고 소개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팬들 역시 작게 환호를 지르며 선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괜찮다가도' 'Pale blue note'로 보컬 이수는 담담하면서도 순간 휘몰아치는 슬픔의 감정을 호소했고 그의 놀라운 집중력에 객석은 고스란히 마음을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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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씨더맥스는 이어 'Always'와 '이 밤이 지나기 전에', '말하고 싶어도'까지 8집 수록곡의 거의 전부를 모두 선보였다. 이수는 "이번 앨범에서는 전체적으로 힘을 뺐다. 저도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고, 우리가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음악들을 찾아가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공연에서 저도 상황을 고려해 키를 낮추거나 할 생각이다. 편안하게 즐겨달라"고 말했다.
특히 엠씨더맥스는 지난 컴백 당시 '노래방에서 엠씨더맥스 곡 잘 부르는 방법'을 소개한 일을 언급하며 한번 더 큰 웃음을 줬다. 리더 제이윤은 "이수를 위해 고음을 많이 뺐다. 여러분도 이제 쉽게 부를 수 있다"고 했고 드럼 전민혁은 "'어디에도' 저도 충분히 부를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잠시 '고음불가'의 상황이 연출된 뒤 이수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키를 낮추시라.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이 가장 멋진 옷이다"라고 조언했다.
◆ 16년차 밴드의 덤덤한 고백과 유머, 진솔한 감정과 열정의 성공법
2000년 데뷔해 올해로 16년차를 맞은 엠씨더맥스. 이번 8집과 함께 준비한 콘서트지만 그간의 히트곡을 만날 수 있다는 데서 팬들의 기쁨은 배가됐다. 이수는 "결혼을 앞둔 분들이 계시다면 이 노랠 들려드리고 싶다"고 문차일드 시절의 'Someday'를 선곡했다 이어 '쌍커풀'이란 곡으로 엠씨더맥스 특유의 애절한 슬픔에서 조금은 밝아진 단계로 공연을 이끌어나갔다.
2000년대 중반 대히트했던 '행복하지 말아요'와 '별'의 무대 역시 아주 반갑고 특별한 무대였다. 현재 2030 세대가 학창 시절에 뜨거운 인기를 모았던 곡이었기에 객석은 이 곡을 따라하며 추억에 젖었다. 엠씨더맥스 공연만의 특징인 남녀 성비 5:5라는 특징이 더욱 도드라지게 느껴진 무대이기도 했다.
중간에 삽입된 VCR에서 '인지도 욕심'을 고백한 드럼 전민혁의 솔로 스테이지도 객석의 흥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그는 초반 '어디에도'로 고음불가를 선보이는가 하면, 드럼 솔로 무대로 존재감을 단단히 각인시켰고 중간 중간 파트 욕심을 내며 깨알같은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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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는 이날 2년간 정규 8집을 만들면서 했던 고민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걱정하신 분들이 많은 걸로 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언제나 이런 과정들도 중요한 거니까요"라면서 잠시 불거졌던 팀내 불화설을 언급했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오래 오래 음악을 하는 것만이 목표다. 힘든 일을 겪고 나면 그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음악, 좋은 가수가 돼 보답하겠다"고 덤덤히 진심을 전했다.
공연이 막바지로 달려가며 8집에 수록된 몽환적이면서도 가슴을 벅차게 하는 사운드의 'Anepigraph', 엠씨더맥스의 몇 곡 안되는 흥겨운 트랙 'You are my sunshine', 'Returns' '난 그냥 노래할래' 가 이어졌다. 귀를 가득 채우는 올라이브 밴드 연주와 뻥 뚫리는 이수의 보컬은 짜릿한 흥분과 시원함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지금의 엠씨더맥스를 있게 했던 곡 '잠시만 안녕'를 떼창과 함께 마무리한 엠씨더맥스는 "공식적인 무대는 이게 마지막이다"고 말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쇄도하는 앵콜 요청에 무대에 다시 등장한 이들은 '다시, 노래''태양은 가득히', '난 그래'까지 총 세 곡을 더 함께하며 오래오래 객석을 바라봤다.
7집 '언베일링'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엠씨더맥스. 한층 세련된 '엠씨더맥스 표' 음악을 준비한 이들을 가까이서 자주 만날 수 없지만 언제나 존재감은 뚜렷했고 또 특별했다. 엠씨더맥스는 20-21일에 걸친 서울 공연을 마무리하고 27일 부산 KBS홀, 3월5일 대전 충남대학교 국제문화회관 정심화홀, 12일 대구 경북대학교 대강당, 19일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 대극장, 4월2일 울산 KBS홀까지 투어 공연을 펼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뮤직앤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