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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문] '동아병자' 조롱을 난타하는 중국무술의 빛나는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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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청나라)은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아편전쟁(1839년~1841년)에 패배한 후 난징조약(1842년)에 따라 홍콩을 영국에 내주고 상하이를 비롯한 5개의 항구를 서구열강에 강제로 개항한다. 1972년 이소룡 주연의 ‘정무문(精武門)’은 난징조약의 산물인 상하이 조계의 풍경을 통해 패전의 결과가 중국인들에게 어떤 모욕을 안겨줬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정무문에서 일본인 홍구무도장(倒起流 일본유도) 사람들이 희희덕거리며 정무문 도장에 던져놓고 간 액자속의 東亞病夫(동아병부, 아시아의 병자)라는 글귀는 수십년간 서방 열강의 눈에 비친 중국인들의 한심하기 짝이 없고 굼뜨고 무기력한 모습 그 자체였다.  

청말 서구 열강은 아편에 쩔어 신체가 쪼그라들고 정신이 쇄약해진 중국인들을 일컬어 아편귀신이라고 조롱했다. 1896년 한 영국인은 상하이에서 펴낸 영문잡지에서 이런 중국인을 ‘Sick man of East Asia’ 라고 표현했고, 나중에 이는 청말 사상가 양계초에 의해 ‘동아병부’로 번역돼 중국사회에 소개됐다. 무술 영화 정무문은  중국 역사 가장 치욕스런 시대를 상징하는 바로 이 동아병부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나폴레옹은 1800년대초  ‘중국은 잠자는 사자다. 사자가 잠을 깨면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다’ 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는 약 200년 뒤의 중국에 대한 예언이라면 몰라도 아편전쟁 이후의 중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얘기였다. 당시 중국은 찔러도 비명조차 못 지르고 최후를 맞는 늙고 병든 이빨 빠진 사자나 마찬가지였다.
 


수천년 문화의 중심국으로 자부해본 중국은 아편전쟁 시기부터 지난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이 건립될 때까지 대략 100년동안 서구열강에 짖밟히고 형언하기 힘든 수모를 견뎌야 했다.  한국의 손기정선수가 참가해 마라톤 금메달을 획득했던 1936년 베를린 올람픽때 중국은 69명의 선수를 내보냈는데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당시 한 서방신문은 어깨가 축 쳐져 돌아가는 중국선수단에 대해 또다시 풍자 만평으로  ‘동아병부’라고 조롱했다.
  
열강의 할거속에 중국이라는 나라가 ‘아시아의 병자’였다면 상하이 조계사회에서 중국인의 신분은 ‘강아지만도 못한’ 처지였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정무문에서 조계의 한 건물 문지기는 안으로 들어가려는 주인공 천전(陳眞)을 제지하더니 출입문 옆에 설치된 ‘개와 중국인 출입금지(狗与华人不得入内)’라 푯말이 안보이냐고 면박을 준다.  

수위의 이 말은 중국인은 개처럼 비천한 신분이어서 자기 나라땅에 있는 이 건물에 발을 들일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이때 강아지 한 마리가 서양인 주인을 따라 보란 듯이 출입문안으로 들어간다.  천전은 중국인이 개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얼마전 중국의 한 초호화빌라 분양현장에 일반인 입장이 금지됐는데 이를 놓고 세간에서는 조계시절 모욕적인 구호를 패러디해 ‘개와 서민 출입금지’라는 말과 같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제국주의 점령지인 조계시절 겪었던 국가와 민족적 수모가 시대를 뛰어넘어 21세기 중국의 사회현상을 풍자하는 말이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정무문의 시대적 배경인 상해 조계는 철저한 치외법권지대로 외국의 영사관은 지배자 계급이고 그 속의 중국 주민들은 피지배층이나 마찬가지인 신세였다.  영화에서 무도 도장 정무문은 중국의 혼과 전통 기백, 또는 자존심과 같은 셈인데 이런 정무문의 운명도 영국과 일본 미국 등 서구 열강 영사관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비운을 맞은 것이다.  비록 자기나라 땅이지만 이미 빼앗겨 버린 그 속에서 중국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숨쉬는 것을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았다. 

주인공 천전이 홍구무도장의 ‘동아병부’ 도발에 보복한 뒤 일본인들의 정무문 폐쇄 압박 등 사단이 벌어지자 정무문내에선 무도인의 사명과 애국의 방식을 놓고 잠시 논란이 벌어진다.. 당시 많은 중국인사회가 외세침탈에 대해 무관심 또는 소극적 대응, 적극적 저항 등의 세력으로 분열돼 있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중국인 출신의 조계 경찰, 적극적 친일과 소극적 친일. 머뭇거리는 대중, 사랑하는 이와의 소시민적 삶을 꿈꾸는 천전의 약혼녀에 이르기 까지 패전으로 무기력해진 중국 근대를 살아가는 백성들의 삶의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는 느낌이다. 
   
정무문 주인공 천전은 천하제일의 정무문 권법인 미종권의 사부 후오위아쟈(곽원갑)의 사인을 우연히 엿듣게 되는데 이는 일본인들의 비열한 독살행위를 고발하고 불의에 대한 응징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복선이라고 할 수 있다. 여 사제와의 사랑과 소박한 삶의 꿈도 사부 곽원갑의 살인자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잠시 흔들린다.  일본의 만행에 대한 천전의 복수는 사람의 혼을 빼는 미종권과  쌍절곤을 통해 절정에 이른다.   
  
정무문 사람들은 결국 주인공 천전의 과단성있는 행동과 ‘이에는 이’식의 철저한 보복적 응징이 무도하고 흉폭한 일본에 맞서는 옳바른 방식이라는데 뜻을 같이하게 된다.  천전의 운명도 단원들이나 정무문의 운명도, 나아가 중국의 운명도 모두 남이 아닌 ‘나와 우리’가  적극적 저항으로 지키고 쟁취해야한다는 자각에 이르는 것이다.  
 
영화속에서 홍구무도장 사람들의 기생 파티와 요정의 미닫이 문에 매달린 붉은색의 ‘봄 春’ 자 장식은 외세에 짖밟혀 초라해진 중국 정신(혼)을 말해주는 상징물로 보여진다. 중국사회의 전통 색깔인  붉은색의 봄 춘자와 색정적인 무희의 춤 동작에서 중화의 시대정신이 갈갈이 희롱당하는 장면이란 생각이 든다.  

더욱이 기생파티에서 친일 앞잡이가 보이는 비굴함은 강아지 흉내를 내고서라도 우선 살고 봐야겠다는 혼란기 일부 중국인들의 기회주의적인 시대정신과 무기력한 삶의 태도가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지배자 일본’이 시키는 대로 ‘개에게 자비를 …’ 이라고 뇌까리며 기생의 가랑이 사이를 강아치처럼 기어나가는 친일 앞잡이의 비굴함은 아편전쟁 이후 근현대 중국이 경험한 100년 간의 치욕과 굴욕감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화 정무문이 보여주듯 중국은 100여년전만해도 세계에서 가장 업신여김을 당하는 형편없는  나라였다.  100년 전이 아니라 불과 60여년전인 1948년 무렵 국공내전 말기만 해도 미국은 중국 공산당을  싹수가 없어 100년이 지나도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수 없는 정치집단이라고 판단한 뒤, 상대인 국민당 장개석 군대에 대한 군사 지원을 포기했다. 이런 중국이 지금 세계사의 중심무대를 향해 굴기하고 있고 세계는 그런 중국을 G2라고 일컫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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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어려운 췌장암 AI로 조기 진단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 알리바바가 개발한 AI 솔루션이 췌장암 조기 진단을 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은 발견하기가 극히 어려운 암으로, 보통 말기에 발견된다. 때문에 췌장암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하다. 중국의 AI 솔루션이 중국의 한 병원에서 시범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췌장암 조기 발견 사례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중문판이 6일 전했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이 솔루션의 명칭은 'PANDA(인공지능 췌장암 검사 시스템)'이다. 촬영된 CT 영상을 AI가 판독해 췌장암 확진을 결정하는 소프트웨어다. PANDA는 중국 내 여러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 한 곳은 닝보(寧波)대학 인민병원이다. 닝보대학 인민병원은 2024년 11월 PANDA를 도입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PANDA는 18만 건 이상의 복부 혹은 흉부 CT를 분석했고, 이를 통해 20건 이상의 췌장암을 발견했다. 이 중 14건은 조기 진단이었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될 경우 수술을 통한 제거가 가능하다. 한 환자의 경우 복부 팽만감과 메스꺼움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CT를 촬영했으며, 췌장 전문 검사를 받지 않았지만,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현지 의사는 "PANDA의 식별이 없었으면 결코 췌장암 판정을 못 하는 상황이었으며, PANDA로 인해 환자의 췌장암이 조기에 발견됐고 수술을 통해 완치될 수 있었다"며 "AI가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은 오차율이 비교적 높은 상태다. PANDA는 그동안 1400건의 스캔 영상에 대해 췌장암 가능 경고를 했다. 전문의들은 이 중 300개에 대해서만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300명의 환자는 재검사를 받았다. 이 중 20여 건이 췌장암으로 판정받았다. PANDA를 개발한 곳은 알리바바 산하 다모(達摩)연구소다. 연구소의 베테랑 알고리즘 전문가는 2000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의 CT 영상을 취득해 방사선 전문의들에게 병변 위치를 수작업으로 표시하도록 요청했다. 그리고 결과물을 AI 학습으로 훈련시켰으며, 이를 통해 PANDA는 선명도가 낮은 CT 이미지에서도 췌장암을 식별할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의 PANDA는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의료 기기로 선정됐다. 해당 제도는 성능이 뛰어난 의료 기기의 경우 임상 시험 기간을 단축시켜준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교수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보다 PANDA가 의사들에게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PANDA와 같은 솔루션은 지방 병원이나 진료소의 유용한 보조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병원 자료사진. [신화사=뉴스핌 특약] ys1744@newspim.com 2026-01-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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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북극항로 첫 시범운항 [부산=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해양수산부가 올해 북극항로 개척에 본격 나선다. 오는 8월 말에서 9월 중 컨테이너선(3000TEU급)을 투입해 시범운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시범운항에 참여할 선사 및 화주를 모집해 선정할 방침이다. ◆ 북극항로 개척 원년…첫 시범운항 주목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직무대행(차관)은 지난 5일 부산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새해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오는 9월 전후에 시범운항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3000TEU급 컨테이너선이 대형에 비하면 작다고 할 수 있지만,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중국이 지난해 운항한 선박도 4000TEU급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직무대행(차관)이 지난 5일 부산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해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2026.01.06 dream@newspim.com 김 대행은 "시범운항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에는 선사와 화주를 선정할 예정"이라면서 "시범운항이라는 면에서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선사가 선정되면 선사가 희망하는 게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서 잘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신청사 건립과 관련해서는 "내년 예산에 (신청사)설계비를 반영할 예정"이라면서 "내년부터 구체적인 (청사 건립)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N해양총회 개최지와 관련해서는 "개최도시 선정은 UN과도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유치에)관심 있는 도시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 부산해양수도 조성 첫발…유관기관 모으기 가속 김 대행은 지난 5일 부산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동남권 대도약을 실현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분야 유관기관을 부산으로 모으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수부 산하기관들도 올해 부산 이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행은 "기업, 공공기관, 해사법원, 동남권투자공사 등이 집적화된 해양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부산항을 세계 최대 규모의 항만으로 개발하고, 터미널 운영 효율화와 종합 항만서비스 제공을 통해 글로벌 물류 요충지로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동남권 대도약을 실현하겠다"면서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추진하고 해양수도권 육성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년 해양수산부 업무계획 [자료=해양수산부] 2025.12.23 dream@newspim.com dream@newspim.com 2026-01-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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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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